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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둘까 했는데…" 도망가려던 순간 붙잡았다, V리그 감독 최다승 명장 만든 영화 한 편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10-26 00:59 | 최종수정 2023-10-26 06:23


"그만둘까 했는데…" 도망가려던 순간 붙잡았다, V리그 감독 최다승 명장…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 우리카드가 풀세트 접전 끝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77승을 거두며 프로배구 역대 통산 최다승 감독이 된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축하세레를 받고 있다. 장충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25/

"그만둘까 했는데…" 도망가려던 순간 붙잡았다, V리그 감독 최다승 명장…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 우리카드가 풀세트 접전 끝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77승을 거두며 프로배구 역대 통산 최다승 감독이 된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축하세레를 받고 있다. 장충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25/

[장충=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감독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싶었는데…."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지난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개인 통산 277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이 승리로 신 감독은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이 가지고 있는 276승(74패)을 넘어 개인 통산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신 감독은 V리그의 역사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활약한 신 감독은 V리그 출범 당시 LG 화재(현 KB손해보험) 사령탑을 맡고 있었다. 이후 대한항공, 한국전력을 거쳐 2018~2019시즌부터 우리카드 지휘봉을 잡았다.

이제 신 감독의 1승은 '역사'가 된다. 신 감독이 쌓아온 승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는 무엇일까.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선수 때도 그렇고 지나고나면 특별히 기억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운을 뗐다.

신 감독이 고민 끝에 답한 '인생 승리' 기억은 우리카드에서의 첫 승. 당시 우리카드는 개막 4연패에 빠졌다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셧아웃 승리를 하며 첫 승을 잡았다. 신 감독은 "감독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 감독의 마음을 잡아준 건 영화 한 편. 신 감독은 "'창궐'이라는 영화를 보고 감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만둬도 누군가 올테니 맡은 만큼 끝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피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라며 "그 때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만둘까 했는데…" 도망가려던 순간 붙잡았다, V리그 감독 최다승 명장…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장충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25/

"그만둘까 했는데…" 도망가려던 순간 붙잡았다, V리그 감독 최다승 명장…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경기, 우리카드가 풀세트 접전 끝 승리했다.개막 4연승을 거둔 우리카드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장충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25/
'첫 승'의 순간을 꼽았던 신 감독에게 신기록 경신 경기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우리카드는 1세트를 13-25로 무기력하게 내줬다. 2세트 30점이 넘는 접전 끝에 32-34로 패배하면서 분위기는 점차 대한항공으로 가는 듯 했다. 그러나 3세트 32-30으로 승리한 뒤 분위기를 바꾼 우리카드는 내리 두 세트를 추가로 잡으며 역전승에 성공했다. 개막 4연패에 감독 생활을 고민했던 신 감독은 우리카드 구단의 첫 개막 4연승으로 신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아울러 이날 경기는 165분 동안 진행되면서 역대 V리그 남자부 최장 경기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경기는 2022년 11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전으로 160분 동안 치러졌다.

신기록 행진과 만들어진 열린 역사. 신 감독은 "최다승, 최다승 하니까 기분이 좋다. 앞으로 가야될 길이 있다. 개인으로서는 영광이다. 이 기록이 깨지지 않도록 해야할 거 같다. 선수들과 잘할 수 있게 하는 게 역할이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잘해줬고, 또 구단이 나를 선택해줘서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장충=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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