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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같이할 이유가 없다"…사령탑의 독한 지적, 마침내 '첫 승' 복덩이로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01-01 02:49 | 최종수정 2023-01-01 10:30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니아 리드 안 되면서 팀이 힘들어졌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길었던 연패를 끊어냈다. 2022년 마지막날인 12월31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21, 25-22, 25-23, 25-16)로 승리했다.

개막 18경기 만에 잡은 첫 승. 지난 시즌 2월11일 흥국생명전 이후 21경기 324일 만에 거둔 맛보는 승리다.

최약체로 분류됐지만, 첫 승이 너무도 멀었다. 김형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분위기 쇄신을 목적으로 중도 사퇴하는 등 강수를 띄우기도 했지만, 연패 사슬은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전반적인 국내 선수의 기량도 부족했지만, 전체 1순위로 뽑은 외국인 선수 니아 리드의 모습도 성에 차지 않았다.

미국 대표팀으로 뛴 니아 리드는 지난 시즌 브라질리그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2라운드까지 공격성공률이 35.62%에 머무는 등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이경수 감독대행은 지난달 28일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니아 리드와) 이야기는 하고 있다. 이단 공격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가 이단 공격을 못한다면 같이할 이유가 없다. 어려운 볼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해결해줘야 하는 것이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라며 "리시브가 정확하게 됐을 때 점수를 내는 건 국내 선수도 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해줘야 하는데 니아 리드가 그 부분이 안 돼서 힘든 거 같다"고 아쉬워했다.

28일 니아 리드는 30득점을 기록했지만, 공격 성공률이 39.7%에 머물렀다. 이 대행은 "정확하게 해서 들어간 건 없다"며 여전히 부족함을 지적했다.


사령탑의 '독한 평가'가 이어지자 니아 리드는 2022년 마지막날. 전체 1순위로 뽑힌 그 모습을 증명했다.

지난달 26일 트레이드로 GS칼텍스에서 AI페퍼스로 이적한 리베로 오지영이 직전 경기보다 더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면서 전반적으로 공격이 수월하게 진행되기도 했지만, 니아 리드 역시 이전보다 훨씬 더 매서운 공력을 뽐냈다.

득점이 필요한 순간마다 코트 구석 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공격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니아 리드는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인 38득점을 기록했고, 공격 성공률 또한 54.29%로 물오른 감각을 보여줬다. 부모님과 동생들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첫 승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됐다.

니아 리드는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드디어 1승을 해서 감사하다"라며 "(좋은 득점력이 좋았던 것은) 가족이 가장 큰 이유다. 프로 온 이후로 처음으로 어머니께서 보러오셨는데, 그 부분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패가 길어지는 팀을 응원하는 게 쉽지 않은데, 항상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남겼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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