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OK금융그룹이 전성기를 연상시킨 레오와 부용찬의 활약을 앞세워 악재를 이겨냈다.
사령탑이 분위기를 다잡은 덕분일까. OK금융그룹은 예상을 깨고 2위 현대캐피탈에 한방을 먹였다. 9승8패(승점 27점)로 우리카드(승점 24점)를 제치고 다시 3위로 뛰어올랐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 33점)을 향한 추격의 고삐도 조였다.
OK금융그룹은 1세트 초반 리드를 내줬지만, 레오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12구 메가랠리를 따내며 16-14 리드를 잡았다. 현대캐피탈 전광인의 맹공에 추격을 허용했지만, 다시 레오가 팀을 다잡으며 첫 세트를 따냈다. 혼자 8득점을 따낸 레오와 공격 효율 -14.29%(3득점 4범실)를 기록한 허수봉의 명암이 엇갈렸다.
2세트 초반은 OK금융그룹이 8-7 리드를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의 강서브를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고, 이현승 대신 김명관을 투입해 볼 흐름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은 박승수 전진선의 연속 블로킹으로 16-13 리드를 잡았고, 상대의 범실과 레오의 확률 높은 공격을 통해 세트를 잡아냈다. 김세진 해설위원은 "랠리가 되면 OK금융그룹이 계속 점수를 딴다"고 감탄했다.
|
여기서 OK금융그룹 곽명우의 2단 공격 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격렬한 항의가 터졌다. 그는 '오버네트가 아니다'라는 비디오 판독에 반발하며 "세터의 토스 때와 공격 때 오버 네트 규정이 다르다"고 5분 넘게 목소리를 높였다. 거듭된 만류에도 "짚고 넘어가야돼!"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부심을 지나 비디오판독석까지 올라가 격론을 벌였다.
원칙적으로 비디오판독이 나오면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사령탑도 항의할 수 없다. 하지만 전날 워낙 명백하고 억울한 오심이 나온지라 심판진은 최 감독의 항의를 쉽게 제지하지 못했다.
|
4세트가 진검승부였다. OK금융그룹은 세트 중반까지 12-16, 14-19로 밀렸다. 하지만 이때부터 베테랑 리베로 부용찬의 디그가 빛을 발했고, 레오와 박승수가 6연속 득점을 쌓아올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으로 응수해 다시 동점.
마지막 순간 레오가 찬란하게 빛났다. 부용찬을 비롯한 수비진이 어렵게 받아올린 공을 레오가 잇따라 점수로 연결, 기어코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레올(26득점·성공률 63.16%)의 활약도 빛났지만, 경기를 거머쥔 쪽은 레오(30득점·50.85%)였다.
천안=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