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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데뷔하자마자 4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한 '왕조의 막내'. 이제 박철우 신영석(이상 한국전력)과 함께 V리그 최고참급 선수다.
"나이도 있고 부상 전력도 있지 않나. 이렇게라도 뛰면서 기회를 얻으면 좋겠다. 무릎 상태가 한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전성기 때는 뛰어난 점프력과 긴 팔을 활용한 속공, 블로킹이 좋은 미들블로커였다. 흰 피부에 늘씬한 체형, 싱그러운 미소로 주목받는 미남 스타이자 고희진 못지않은 에너자이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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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욱 감독과는 선수 시절 말년에 함께 뛰었다. 그 외에도 최태웅 고희진 권영민 후인정 등 코트 위에서 함께 호흡하던 선배들이 지금은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때도 대선배님이라 어려웠는데, 지금은 감독님이라 더 어렵다. 삼성 시절 열심히 하던 모습을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 부상자가 많아도 똘똘 뭉쳐서 4년 연속 우승하지 않았나. 그런 정신적인 부분을 전수해주길 바라시는 것 같다."
이번 시즌 OK금융그룹에 입단하면서 레오와도 다시 만났다. 지태환은 "서로 이제 많이 늙었다. 다시 만나니 느낌이 좀 다르다. 그때는 좀 무뚝뚝하고 배구에만 집중하던 선수였는데, 지금은 장난도 많이 치고 이야기도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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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를 늦게 시작한 만큼 부족함이 많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한발 더 뛰고, 더 악착같이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진정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태환은 "사실 아버지는 그만두라고 하시는데…"라며 웃었다. 나이도 많다지만 이제 36세다. 무릎이 더 상할까봐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다. 하지만 지태환의 생각은 다르다.
"'재능이 있다,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배구를 시작했다. 정말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좀 억울하달까? 선수 생활 마무리는 나 자신이 아쉽지 않게 코트 뒤에서 끝내보고 싶다. 이렇게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