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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째 시즌, 양효진은 여전히 코트가 설렌다 "내 열정 다하는 날까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7-17 22:33 | 최종수정 2022-07-18 06:34


◇사진제공=현대건설 배구단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집 떠나면 고생이잖아요. 친정에서 시즌 준비하는 게 얼마 만인가 싶어요(웃음)."

양효진(33·현대건설)은 다가올 새 시즌을 앞두고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매년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던 그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지난 시즌 V리그가 막을 내린 뒤 어김없이 대표팀이 소집됐지만, 양효진은 올해만큼은 시즌을 마친 뒤 온전히 휴식을 취했다. "시즌을 마치고 휴식기 때는 항상 대표팀 소속으로 진천선수촌에서 (새 시즌을) 시작했다"며 "매년 타지, 외국에서 적응하다 한국에 돌아왔는데, 올해는 소속팀 동료들과 호흡하니 편안한 마음"이라고 미소 지었다.

양효진이 자리를 비운 대표팀은 세대교체의 격랑에 접어들었다. VNL(발리볼 네이션스리그)에선 16전 전패로 고개를 숙였다. VNL을 TV로 지켜본 양효진은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플레이가 점점 좋아졌고, 젊은 선수들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더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직접 겪으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계속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 경험이 쌓이면 멤버 구성이나 호흡이 올라가면서 결국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16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양효진. 올해도 현대건설의 간판이다. 지난 시즌 양효진은 블로킹(0.744), 속공(55.60%), 오픈 공격(50.90%) 성공률 모두 1위에 올랐고, 개인 득점 부문 7위(502점)를 기록하며 여자부 베스트7에 올랐다. 2019~2020시즌에 이어 지난 시즌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우승'이 아닌 '정규시즌 1위'로 시즌을 마감한 현대건설의 비원을 풀 카드로 꼽힌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엔 잘 풀렸던 부분이 많다. 분위기를 타면서 잘 이뤄진 것도 있었다. 어린 선수부터 베테랑까지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떨어지는 우리 팀의 조직력이 좋은 결과로 따라오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앞서 좋았다고 해서 이번에도 좋았던 적은 없었다. 개막 전까지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모든 팀이 우승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우리도 지난 성과는 잊고 다시 출발해야 한다. 노력을 통해 결과가 따라오게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직행해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데뷔 직후 태극마크를 달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은 이제 전설을 향하고 있다.

양효진은 "프로 데뷔할 때만 해도 선배들이 지금 내 나이 때 은퇴했다. 나도 이렇게 배구를 오래 할 것이라 생각 못했다"며 "여전히 코트를 누비는 언니들의 모습을 보면 선수 수명이 많이 길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배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 오래 선수 생활을 하시는 분들의 몸 관리나 기량 유지를 볼 때마다 정말 존경스럽다. 체력적인 부분을 본인이 느낄 텐데도 기량을 유지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양효진은 "매 시즌 준비할 때는 정말 힘들지만, 뭔가를 이뤘을 때의 희열과 성취감은 정말 짜릿하다. 그래서 배구를 놓지 못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내 열정과 에너지를 힘껏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코트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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