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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2일 동해 망상해수욕장.
곧 해변 한켠에선 파도 소리와 더불어 함성과 탄식이 뒤섞였다. 500m 코스 백사장 왕복 5바퀴의 장거리 러닝으로 훈련이 시작됐다. 발목 피로골절로 재활 중인 정지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 모두 백사장을 뛰기 시작했다.
밟는 순간 발이 푹푹 꺼지는 백사장 러닝은 일반 도로 같은 거리의 코스보다 3배 이상의 체력을 요구한다. 발이라면 코트에서 단련된 선수들도 세 바퀴째부터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네 바퀴째를 돈 고예림이 강성형 감독을 향해 "다 끝났다~"고 농을 쳤지만, "한 바퀴 남았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초반 한 바퀴를 뛰고 숨을 헐떡이던 강 감독은 이내 선수들과 함께 마지막 바퀴를 뛰기 위해 백사장을 가로질렀다. 짧은 휴식을 마친 선수들은 50m 스피드 인터벌까지 소화하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여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동해바다의 정취는 이날만큼은 이들에겐 사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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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에겐 2021~2022 V리그는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즌이었다. KOVO컵에 이어 V리그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압도적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막혀 시즌이 조기 중단되면서 결국 2019~2020시즌에 이어 또 다시 '우승'이 아닌 '정규시즌 1위' 신분으로 시즌을 마쳤다. 두 번이나 우승컵을 들지 못한 채 1위 타이틀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아픔을 훌훌 털어내고자 하는 현대건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
동해=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