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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선수? 효진이죠. FA 됐지만…" 우승 아닌 1위, 아쉬움 담아 돌아본 사령탑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03 10:18 | 최종수정 2022-04-03 10:31


올시즌 1위를 견인한 양효진과 고예림. 두 선수 모두 FA가 됐다.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우승도 중요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경기 경험을 못준게 가장 아쉽다."

우승 아닌 '1위'.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의 목소리에는 여전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도드람 2021~2022시즌 V리그 여자부는 지난달 21일 종료됐다. 정규시즌 6라운드가 진행중이었지만, 확진자와 부상자가 거듭 발생되면서 최소 엔트리 12명을 채우지 못하는 팀이 늘어남에 따라 조기 종료가 확정됐다. 남자부와 달리 축소된 포스트시즌도 치르지 못하고, 5라운드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지었다..

그결과 현대건설은 2년전과 마찬가지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도 유니폼에 별을 추가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부임 첫해 개막 13연승, 1패 후 V리그 역대 최다 15연승을 내달리며 역사를 썼던 강 감독으로선 아쉬움이 크다.

강 감독은 "나도 선수를 해봤지만, 15연승이란게 정말 어려운 기록이다. 팀워크만큼은 우리 팀이 최고였던 것 같다. 덕분에 선수들이 자신감이 넘쳤다. 외국인 선수도 원하는 스타일의 좋은 선수를 뽑았다. 마무리까지 잘하고 싶었는데…"라며 속상한 속내를 드러냈다.

"(양)효진이가 시즌 내내 고생을 많이 했다. 몸 자체가 강인한 선수는 아니다. 올림픽을 다녀왔음에도 시즌 내내 몸관리를 정말 잘했다. 공격이면 공격, 블로킹이면 블로킹, 해준 역할이 정말 많다. 주장인 (황)민경이도 잘해줬지만, 역시 팀을 이끈 선수를 꼽으라면 효진이다."

가장 기특한 선수로는 세터 김다인과 레프트 정지윤을 지목했다. 강 감독은 시즌초 '세터가 약점'이란 취재진의 질문에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박한 적도 있다. 그는 "팀을 맡기 전에도 성장폭이 클 선수라고 생각했고, 예상보다 더 잘해줬다. 정지윤은 아직 미흡하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돋보인다"면서 "내년에도 두 선수가 잘해줘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우승이야 할수도 못할수도 있지만, 이 선수들이 크게 성장할 기회였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사진제공=KOVO
시즌이 끝나고 선수단에겐 휴가가 주어졌다. 하지만 사령탑은 쉴 시간이 없다. 벌써 도로공사와 재계약한 임명옥,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이고은, GS칼텍스 잔류가 유력한 안혜진과 유서연까지 FA 선수들이 자기 둥지를 찾아가고 있는 상황. 현대건설은 '배구퀸' 양효진을 비롯해 고예림 김주하 이나연까지 무려 4명의 선수가 FA가 됐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과는 재계약이 유력하다. 드래프트 순서가 맨 마지막인 만큼, 야스민만한 선수를 뽑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 FA 협상은 사무국에서 진행중이다. 강 감독은 선수들과 따로 만나지 않고 협상을 지켜보고 있다.

"제가 섣불리 남아달라 이야기할 수 없다. 선수들에겐 예민한 부분 아닌가. 그래도 효진이랑은 조금 얘기를 나눴다. 성적도 좋았고,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좋았으니까. 선수들이 더 잘 알거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다."

강 감독에게 비시즌을 보내는 특별한 취미는 없다. 지인들과 등산이나 골프를 함께 하는 정도. 그는 "조만간 차상현 (GS칼텍스)감독을 한번 보기로 했다. 청평 쪽 민물낚시가 유명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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