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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공황장애까지 왔다."
구단은 공석이 된 자리에 김사니 감독대행을 앉혔다.
23일 흥국생명과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대행은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 좋은 일로 모여야 하는데 배구인으로서 반성하는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아울러 김 감독대행은 "1대1로 가르침을 준다면 혼날 수 있지만, 체육관에 선수들이 있는 가운데 '야, 너, 김사니, 대답 안 해'이런 지칭없이 불렀다. 팀에는 19살 미성년자도 있다. 나 역시 선수들에게 선배인 만큼, 다시 선수들을 볼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대행은 "수석코치님이 어머니가 아파서 나간 이후 내가 수석코치 역할을 했다. 그 가운데 경기 때에도 인이어로 화를 내시고 공격적으로 이야기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렇게 하라'고 하시더라"라며 "사의를 표하기 전부터 힘들어서 잠도 못잤다. 공황장애까지 왔다. 병원에는 못 갔지만, 지금도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조송화의 이탈 소식과 함께 선수들 서 감독에게 항명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김 감독대행은 이에 "없었다. 느끼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조송화가 서 감독의 지도 과정에서 대답을 하지 않았던 상황에 대해서는 "선수가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대행은 무단이탈한 뒤 재합류해 서 감독과 함께 했던 상황에 대해 "서남원 감독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셨다. 선수들에게 인사도 했다. 그러나 1층에서 감독님을 만난 뒤 '너무 죄송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될 거 같았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감독대행직과 함께 팀으로 복귀했던 이유로는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지도를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을 했는데 구단에서 요청이 왔다"라며 "선수들이 힘들어하고 동요되고 있다고 해서 개인적인 힘듦은 뒤로 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대행은 "처음에는 감독대행을 맡는다는 건 몰랐다. 차기 감독이 올 때까지 지켜달라고 했다. 내가 감독대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수습하는 코치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해준 말이 있나'라는 질문에 김 감독대행은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감독대행은 "오늘 경기장에 왔는데 선수들의 얼굴이 밝지 않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대행은 "나도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이 있다. 내가 이럴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한 것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부탁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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