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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등장부터 강렬했다. 현역에서 은퇴하자마자 코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프로 팀 감독이 됐다. 프로배구가 2005년 태동한 이후 역대 최초 케이스였다. 대부분의 배구들인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우였다. 팀을 이끈 지난 네 시즌 동안 정규리그 2회, 챔피언결정전 2회 우승을 이끌었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3)이다. 6일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국내 전지훈련 중인 최 감독을 만났다. "통합우승(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 동시 우승)만 못해봤다"는 질문에 최 감독은 "해보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된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최태웅=현대캐피탈 감독'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끈처럼 보이지만 재미있는 상상도 해볼 수 있었다. 만약 최 감독이 현대캐피탈이 아닌 다른 팀 사령탑이 됐으면 이런 성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지금처럼은 안 됐을 것이다. 노력은 똑같이 했겠지만 성과는 지금 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정태영 구단주의 신뢰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의 성공 뒤에 '꽃길'은 없었다
올 시즌에는 더 큰 물음표가 있다. '살림꾼' 전광인의 무릎 수술 이후 몸 상태와 1월 대표팀 차출이다. 최 감독은 "올 시즌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멤버가 구성돼 있다. 다만 광인이가 수술하고 재활은 처음이라 경험이 부족할 것이다. 100% 몸상태로 시즌을 맞이하지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1월에 펼쳐질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 기간 대표팀에 차출될 선수들이 공식적으로는 3경기 결장에 불과하지만 8일간 7경기를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선수들이 복귀한 뒤 휴식을 줄 수밖에 없다. 결국 4~5경기를 못 뛰게 될 경우 한 라운드를 주축 선수들 없이 치러야 하고 그 때부터 승점을 따내려고 하다 보면 선수들이 불안해 하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게 준비 중이다. 진짜 운이 없으면 4위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거기까지 내려가면 답은 없다. 실력 있는 선수들이 멘탈이 무너지면 답이 없다. 그렇게 되지 않게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는 라이트 공격수로 복귀할 문성민의 백업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쿠바 출신 레프트 공격수 요스바니를 뽑았기 때문에 문성민이 한 시즌 만에 보직을 변경하게 됐다. 최 감독은 "성민이가 혼자 버텨낼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삼성화재가 박철우 딜레마에 빠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통영=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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