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인터뷰]①'人'의 소중함 깨달은 최태웅 현캐 감독, 그의 성공가도는 항상 꽃길이 아니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8-07 06:40



[통영=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등장부터 강렬했다. 현역에서 은퇴하자마자 코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프로 팀 감독이 됐다. 프로배구가 2005년 태동한 이후 역대 최초 케이스였다. 대부분의 배구들인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우였다. 팀을 이끈 지난 네 시즌 동안 정규리그 2회, 챔피언결정전 2회 우승을 이끌었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3)이다. 6일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국내 전지훈련 중인 최 감독을 만났다. "통합우승(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 동시 우승)만 못해봤다"는 질문에 최 감독은 "해보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된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최태웅 전성시대 비결

지도자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프로무대에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최 감독은 한 단어로 정의했다. '사람'이다. 그는 "첫 시즌을 치르면서 구단 회식 때 '내가 이렇게 잘 할 수 있는 건 주위 사람들 덕분'이라는 얘기를 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선수들, 삼박자가 너무 잘 맞았다. 이런 마음만 가지고 하면 지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될 것이라는 강인한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요청한 걸 구단이 들어주고 기술적인 것을 선수들이 받아들이고, 선수들이 잘하기 위해 스태프가 서포터 해주고 너무 잘 맞았다. '마음들이 뭉치면 큰 일을 만드는 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최태웅=현대캐피탈 감독'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끈처럼 보이지만 재미있는 상상도 해볼 수 있었다. 만약 최 감독이 현대캐피탈이 아닌 다른 팀 사령탑이 됐으면 이런 성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지금처럼은 안 됐을 것이다. 노력은 똑같이 했겠지만 성과는 지금 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정태영 구단주의 신뢰에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의 성공 뒤에 '꽃길'은 없었다

항상 센세이션 했다. 그러나 엄청난 성과를 일구기까지 꽃길만 걷지 않았다. 변수가 많았다. 프로 사령탑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에는 '최태웅표 스피드 배구'를 장착해 V리그 최초 정규리그 18연승을 질주했다. 그러나 챔프전에선 OK저축은행에 패하고 말았다. 챔프전 우승의 한을 푼 2016~2017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대니가 챔프전 도중 부상을 한 가운데서도 투혼을 펼치면서 토종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 지난 시즌 챔프전까지 가는 과정에서 외국인 공격수 파다르의 허리 부상 등 변수도 극복했다.

올 시즌에는 더 큰 물음표가 있다. '살림꾼' 전광인의 무릎 수술 이후 몸 상태와 1월 대표팀 차출이다. 최 감독은 "올 시즌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멤버가 구성돼 있다. 다만 광인이가 수술하고 재활은 처음이라 경험이 부족할 것이다. 100% 몸상태로 시즌을 맞이하지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1월에 펼쳐질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 예선 기간 대표팀에 차출될 선수들이 공식적으로는 3경기 결장에 불과하지만 8일간 7경기를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선수들이 복귀한 뒤 휴식을 줄 수밖에 없다. 결국 4~5경기를 못 뛰게 될 경우 한 라운드를 주축 선수들 없이 치러야 하고 그 때부터 승점을 따내려고 하다 보면 선수들이 불안해 하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게 준비 중이다. 진짜 운이 없으면 4위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거기까지 내려가면 답은 없다. 실력 있는 선수들이 멘탈이 무너지면 답이 없다. 그렇게 되지 않게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또 다른 변수는 라이트 공격수로 복귀할 문성민의 백업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쿠바 출신 레프트 공격수 요스바니를 뽑았기 때문에 문성민이 한 시즌 만에 보직을 변경하게 됐다. 최 감독은 "성민이가 혼자 버텨낼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삼성화재가 박철우 딜레마에 빠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통영=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