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亞아이돌로 재탄생 [타이난스케치]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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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16 11:15 | 최종수정 2025-02-16 12:21


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김원중.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프리미어12 당시 윤동희. 스포츠조선DB

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롯데 팬참관단.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타이난(대만)=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국말? 롯데(자이언츠) 야구 보면서 배웠어요."

아시아를 향한 한국 문화의 비주얼 쇼크는 비단 영화, 드라마, K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직 아이돌'은 아시아에서도 통한다.

롯데 자이언츠와 대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린 타이베이돔, 롯데의 스프링캠프가 진행중인 대만 현장에는 많은 팬들이 찾아왔다.

그중에는 롯데 유니폼을 차려입는가 하면, 이른바 '대포카메라'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는 팬들도 많았다. 한국 팬이겠거니 하고 말을 걸었더니, "대만 사람이에요. 한국말 잘 못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대만 타이페이와 타이난에서 만난 롯데팬 니니와 조예원. 김영록 기자
이들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이름은 예외없이 '윤동희', '김원중', '나승엽'이다. 윤동희는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지난해 대만에서 진행된 프리미어12, 나승엽도 프리미어12, 김원중은 2023 WBC 당시 대만팬들의 눈도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공통점은 1m90 안팎의 큰 키와 늘씬한 체형이다. 정작 롯데가 어떤 팀인지, 어떤 선수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고.

대만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대만전 당시 윤동희의 인터뷰가 진행되기전 '윤동희 인터뷰는 놓치면 안되는데, 언제 하는지 물어봐달라'라고 묻는 기자가 있는가하면, 인터뷰가 시작되자 휴대폰으로 영상을 촬영하는 기자도 여럿 있었다.


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롯데 팬참관단.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대만전은 롯데 선수단 입장에선 압도적인 응원 열세 속에 진행됐다. 약 1만7000명의 팬들이 입장한 가운데, 롯데 응원은 응원단상에서도 멀리 떨어진 수십명의 팬참관단에서만 진행됐다.

가오슝에 사는 한국인 유학생 조예원과 대만인 고교생 니니는 롯데 유니폼 차림으로 현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지난 프리미어12 당시 SNS를 통해 만나 의기투합한 사이라고.


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대만 타이페이와 타이난에서 만난 롯데팬 니니와 조예원. 김영록 기자

특히 니니는 제법 조리있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정도의 한국말을 뽐냈다. 그는 "윤동희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있어서 좋아한 게 롯데를 응원하게 된 시작점이다. 롯데 야구를 보면서 한국말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음날 타이난야구장에서도 다시 목격될 만큼 왕성한 팬심을 과시했다.

타이베이돔 현장에선 루이라는 남자팬을 만났다. 그는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유'를 물으니 "롯데 치어리더를 정말 좋아해서 롯데팬이 됐다"고 했다. 실제로 대만 야구팀들은 유명 연예인을 치어리더로 영입, 팬몰이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타이페이에서 만난 롯데 치어리더팬 루이. 김영록 기자
타이난야구장에서 만난 대만팬 예예와 소화는 한국에 한달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게 전부임에도 역시 한국말로 자신들을 소개했다. '윤동희가 있는 팀이 타이난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보러 왔다고. 정작 롯데 구단 자체나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오늘 처음 본 선수인데 홍민기, 이영재가 잘생겼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이외에도 "나승엽은 타격할 때 가장 멋있다. 생각해보니 긴 다리로 달릴 때가 더 멋있다", "원래 김원중의 장발에 반했었는데, 머리를 자른 지금이 훨씬 더 잘생긴 모습이라 더 좋아졌다", "전준우는 정말 남자답게 생겼다. 어깨가 딱 벌어진 모습이 정말 멋지다"는 대만 팬들도 있었다.


대만에 몰아친 야구 한류 "윤동희→김원중 보며 한국말 배운다"…사직 넘어…
대만 타이난에서 만난 중국 롯데팬 소화와 예예. 김영록 기자
롯데 관계자는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젊은 층에 외모적으로 통한 게 아닐까. 잘생긴 선수도 많고, 윤동희나 나승엽처럼 국제대회에서 주목받은 선수도 있는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대만 팬들이 키 크고 늘씬한 선수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타이난(대만)=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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