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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IBK기업은행 시대다.
IBK기업은행은 '막내 구단'이다. 2010년 창단했다. 리그에 참여한 건 2011~2012시즌부터다. 이 감독은 2011년 7월 IBK기업은행 지휘봉을 잡았다. 막내 구단의 초대 사령탑이었다.
1992년 효성배구단을 시작으로 호남정유, 현대건설, 흥국생명 등 다수의 여자 팀을 이끌었던 이 감독.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팀을 만들어갔다. 빼어난 전술 능력을 갖춘 이 감독은 여자대표팀 코치와 감독 경험도 있어 선수단 조련에 일가견이 있었다. 그리고 2004년엔 청소년 대표팀 감독도 역임해 어린 선수의 잠재력을 포착하는 눈도 좋았다.
이어진 세 시즌, IBK기업은행은 2015~2016시즌까지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꼴찌의 반란'을 일으켰던 KGC인삼공사를 제압하고 다섯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나섰다. 여자부 정규리그 최다우승(4회)에 빛나는 흥국생명을 꺾으며 명실상부한 '여왕'으로 거듭났다.
브레이크 없는 IBK기업은행의 쾌속 질주. 원동력은 무엇일까.
복수의 V리그 관계자들은 이 감독의 지도력을 첫 손에 꼽는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이 감독은 시의적절하게 선수들의 심리를 관리하는 '밀당의 고수'라는 평가다. 남자 선수들보다 감정적으로 더 섬세한 여자 선수들을 일사분란하게 지휘해온 비결이다.
냉철하고 신속한 결단력도 이 감독의 강점이다. 이 감독은 KGC인삼공사와의 플레이오프에선 전략적인 블로킹 포지셔닝과 상대 연타 방어로 재미를 봤다. 상대의 강점에 대응한 신속한 대처였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과감한 노림수를 시도했다. 2차전서 센터 김희진을 라이트로 기용했다. 적중했다. 김희진은 2차전 분수령이던 2세트에서 7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이날도 승부수를 던졌다. 반복되던 초반 열세 극복을 위해 강수를 뒀다. 세터 김사니를 선발로 세웠고 리쉘을 공격적으로 운용, 초반 기선제압을 노렸다.
뛰어난 선수단 장악과 판을 읽은 정확한 판단 그리고 과감한 결단력까지. 지금의 IBK기업은행은 '이정철 왕조'라 불릴만 하다.
화성=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전적(30일)
IBK기업은행(3승1패) 3-1 흥국생명(1승3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