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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킹 1000개 기록을 꼭 달성하고 싶어요."
이선규는 블로킹 6개를 잡아내 프로통산 900호 블로킹을 달성했다. 블로킹 900개 고지를 밟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선규는 "최초로 블로킹 900개 기록을 세워 선수로서 큰 영광"이라고 했다.
이선규는 35세 노장이다. 그러나 배구공을 놓을 생각이 없다. 이선규는 "잔부상은 있지만 뛰는 데 전혀 문제 없다. 몸관리도 꾸준히 해와서 체력적인 부담도 없다"고 했다.
블로킹 1000개.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이선규는 "달성할 수 있는 수치라고 생각한다. 정말 기록을 잘 낸다면 다음 시즌 후반기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음 시즌에 달성하지 못해도 또 그 다음 시즌이면 이룰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래서 물었다. "언제까지 선수로 뛰고 싶나?" 이선규가 답했다. "마흔 살."
이선규는 전무후무한 통산 최다 블로킹 기록을 작성했지만 올시즌 리그 블로킹 부문에선 3위다. 1위는 '절친' 윤봉우(한국전력)다. 이선규와 윤봉우는 과거 현대캐피탈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우정을 쌓았다. 이선규는 "봉우도 팀을 옮겨 새로운 도전을 했는데 잘 하고 있어서 보기 좋다"고 했다.
그러나 둘은 절친인 동시에 '라이벌'이다. 이선규는 "같은 센터 포지션이기에 겹칠 수 밖에 없다. 현대캐피탈에서도 서로 블로킹 1, 2위를 다투며 선의의 경쟁을 했다. 올시즌 비록 다른 팀에서 적으로 만나지만 서로 경쟁을 통해 오래오래 좋은 경기력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훈훈하게 이어지던 이선규의 목소리, 이내 진지하게 변했다. 팀 성적 때문이다. KB손해보험은 승점 16점으로 6위다. 최하위인 OK저축은행(승점 9점)과 격차가 크지 않다. 반면 5위 삼성화재(승점 25)와는 승점 9점 차이다.
이선규는 "지난 5월 자유계약으로 KB손해보험에 합류했다. 팀에서도 내가 최고참급이고 구단에서도 기대하는 부분이 있을텐데 성적이 나오지 않아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최근 2연승을 하며 분위기가 올라왔다.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