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 선거를 놓고 대한배구협회와 중고배구연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연맹은 상급 단체인 협회에 회장 선거에 일정을 알렸다. 그러자 협회가 제동을 걸었다. 터무니없는 브레이크는 아니었다. 협회는 지난 10월 말 대한체육회 통합준비위원회가 추진하기로 한 '회원종목단체 학생(초·중·고) 연맹의 위원회 설치 권고'에 대한 관련근거를 제시했다. 내용의 골자는 대한체육회 22개 가맹경기단체 학생 연맹체를 점진적으로 회원종목단체의 위원회로 개편한다는 것이었다. 이 중 배구 종목은 우선 추진 대상에 포함됐다.
대한체육회의 권고사항은 이미 중·고연맹과 초등배구연맹이 협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논의 됐던 부분이다. 따라서 협회는 내년 1월 정기총회에서 위원회 설치에 대한 안건을 의결할 때까지 선거를 미루라고 지난 5일 연맹에 공문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입장은 단호하다. 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권고에 따라 중·고연맹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단, 의결은 내년 1월 정기총회에서 대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이뤄질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병문 대한배구협회장은 "연맹에서 진행하는 회장 선거 절차는 문제가 있다. 협회가 시끄러운 틈을 타서 선거를 진행하려는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새 회장이 선출돼도 협회는 승인을 해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 동안 중·고연맹에 부조리 등 잡음이 많았다. 협회는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통합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조용구 대한배구협회총무부장은 "협회에서 선거를 중단하라고 했는데 계속해서 선거를 진행하는 것은 상급 단체의 의사결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협회의 반대 속에서도 중·고배구연맹이 계속 회장 선거를 강행하는 것은 배구계 하극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현상은 배구계의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 상급 단체인 대한배구협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과연 배구계는 언제쯤 정상화 될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