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배구계 하극상? 대한배구협회-중고연맹 대립각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12-12 18:25


한국중·고배구연맹 회장 선거를 놓고 대한배구협회와 중고배구연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중고배구연맹은 지난 5일 '제22대 연맹 회장 선거 공고'를 냈다. 회장 후보자 등록은 12~13일, 선거는 16일이다.

두 단체는 어떤 부분에서 입장차를 보이고 있을까. 우선 연맹은 새 회장 선거 강행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이번달 말 김광수 연맹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새 회장 선출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김 회장은 차기 연맹 회장 출마를 위해 지난달 26일 연맹 집행부 워크숍을 통해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연맹은 상급 단체인 협회에 회장 선거에 일정을 알렸다. 그러자 협회가 제동을 걸었다. 터무니없는 브레이크는 아니었다. 협회는 지난 10월 말 대한체육회 통합준비위원회가 추진하기로 한 '회원종목단체 학생(초·중·고) 연맹의 위원회 설치 권고'에 대한 관련근거를 제시했다. 내용의 골자는 대한체육회 22개 가맹경기단체 학생 연맹체를 점진적으로 회원종목단체의 위원회로 개편한다는 것이었다. 이 중 배구 종목은 우선 추진 대상에 포함됐다.

대한체육회의 권고사항은 이미 중·고연맹과 초등배구연맹이 협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논의 됐던 부분이다. 따라서 협회는 내년 1월 정기총회에서 위원회 설치에 대한 안건을 의결할 때까지 선거를 미루라고 지난 5일 연맹에 공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연맹은 회장 선거 강행을 택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협회와의 간담회에서 중고연맹은 회장제로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그 동안 잘하고 있는 조직을 왜 흡수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맹은 협회가 대한체육회의 권고사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잘못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협회가 초·중·고연맹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협회에서 일방적으로 위원회 개편을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 9일 대한체육회에 직접 질의를 해 유권해석을 들었다. 구두상으로 회장 선거는 위법이 아니라고 하더라. 그래서 선거 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질의내용에 대한 문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입장은 단호하다. 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권고에 따라 중·고연맹을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단, 의결은 내년 1월 정기총회에서 대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이뤄질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병문 대한배구협회장은 "연맹에서 진행하는 회장 선거 절차는 문제가 있다. 협회가 시끄러운 틈을 타서 선거를 진행하려는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새 회장이 선출돼도 협회는 승인을 해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 동안 중·고연맹에 부조리 등 잡음이 많았다. 협회는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통합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조용구 대한배구협회총무부장은 "협회에서 선거를 중단하라고 했는데 계속해서 선거를 진행하는 것은 상급 단체의 의사결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협회의 반대 속에서도 중·고배구연맹이 계속 회장 선거를 강행하는 것은 배구계 하극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현상은 배구계의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 상급 단체인 대한배구협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과연 배구계는 언제쯤 정상화 될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