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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말하자면 이런 형국이랄까.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 일단 슬로우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반전의 칼을 숨기고 있다. 한국 남자배구에 있어 삼성화재는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팀이다.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하지만 희망은 사령탑의 눈빛에서 발견된다. 임도헌 감독은 차분했다. "'몰빵 배구'라는 세간의 비판을 알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하지만 새로운 팀을 만드는 과정이다. 우리 선수 구성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끌어낼 조합과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언가 좀 설명하기 힘든 듬직한 신뢰감이 목소리에 녹아있다.
명가 재건을 위한 첫 걸음. 왕도는 없다. 임 감독은 "선수들마다 각기 장단점이 다르다. 선수단에 많은 변화도 있었다"며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천천히 퍼즐을 맞추는 시기"라고 했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다. 임 감독이 기대하는 긍정 요소들이 있다. 우선 김규민의 회복을 꼽을 수 있다. 김규민은 만성적인 무릎 건염으로 고생해왔다. 임 감독은 "김규민의 상태는 현재 70% 정도다. 지속적인 건염에 시달리며 심리적으로도 위축이 됐다"면서도 "하지만 선수의 의지가 강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조만간 전성기의 기량을 펼쳐 줄 것"이라고 했다.
하경민의 복귀도 호재다. 하경민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했다. 다음주 복귀 예정이다. 임 감독은 "하경민은 노련하다. 블로킹 높이도 좋다. 나이가 있어 풀타임은 어려울 수 있지만 판을 보는 눈이 좋아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공익근무 중인 '토종 주포' 박철우도 11월 26일 전역한다. 임 감독은 "박철우가 합류하면 공격 루트가 다양해 진다. 그간 공백으로 경기 감각은 우려되지만 능력있는 선수인 만큼 잘 적응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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