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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한국전력, 중심에 '베테랑' 윤봉우 있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10-18 21:38


윤봉우(왼쪽에서 세 번째)가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하며 동료들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윤봉우(34)가 한국전력을 확 바꿨다.

18일 수원실내체육관. '한국전력'을 외치는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한국전력이 KB손해보험을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홈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25-23, 22-25, 22-25, 25-22, 15-13)로 승리했다. 한국전력은 V리그 개막 전 치러진 2016년 청주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당시 결승전 상대도 KB손해보험이었다.

쾌조의 스타트를 한 한국전력.지난 시즌과 확연히 달라졌다. 한국전력은 서재덕 전광인 오재성 등 수준급 자원들을 가졌음에도 지난 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전력은 14승22패로 2015~2016시즌을 5위로 마감했다. 집중력과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내는 저력이 부족했다.

이제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진다. 그냥 넘기는 공이 없다. 집요하게 쫓아가고 끝내 잡아낸다. 180도 바뀐 한국전력. 중심에 윤봉우가 있다.

윤봉우는 V리그에서 손 꼽히는 베테랑이다. 현대캐피탈에서만 11년 몸 담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윤봉우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플레잉코치라는 직책만 달려있을 뿐이었다.

결단을 내렸다. 윤봉우는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어 현대캐피탈과 계약한 뒤 우상조와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코트에서 뛰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내린 선택이었다.

제대로 된 물을 만났다. 윤봉우는 한국전력에 합류하자마자 연착륙했다. 베테랑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량도 준수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프로의 품격을 심었다.

윤봉우는 끊임없이 동료들을 독려했다. 적극적으로 대화했다. 경기를 하는 와중에도 신영철 감독의 전술 지시를 코트로 전달하기도 했다. KOVO컵 우승은 운이 아니었다. 윤봉우 합류로 바뀐 한국전력의 기세가 증명된 무대였다.


V리그 홈 개막전에서도 '윤봉우 효과'가 드러났다. 한국전력은 1세트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KB손해보험 우드리스의 공격에 리드를 빼앗겼다. 하지만 고비 때 마다 윤봉우가 한방씩 해줬다. 윤봉우는 16-19로 뒤진 상황에서 과감한 속공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20-21로 따라가는 득점도 올렸다. 그러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결국 25-23으로 뒤집으며 첫 세트를 챙겼다.

이후 KB손해보험에 2, 3세트를 내리 허용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윤봉우가 위기 상황마다 소방수 역할을 했다. 고비처마다 속공, 블로킹을 적중시켰다. 윤봉우는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5개의 블로킹을 하며 11득점을 올렸다. 윤봉우의 알토란 활약에 한국전력이 혈투를 승리로 장식했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인 현대건설이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대0(25-20, 25-19, 25-14)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18일)

남자부

한국전력(1승) 3-2 KB손해보험(1패)

여자부

현대건설(1승) 3-0 GS칼텍스(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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