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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영웅들, 2016 K리그 U-18 챔피언십을 빛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7-28 00:53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10월 칠레로 떠난 리틀 태극전사들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17세 이하 대표팀은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브라질을 1대0으로 제압하며 FIFA 주관대회에서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로 브라질을 꺾었다. 이어 2차전에서 기니를 1대0으로 누르고 FIFA 주관대회 최초의 2연승에 성공했다. 잉글랜드와의 3차전에서는 0대0으로 비기며 무실점 조1위의 신기원도 이뤘다. 비록 16강에서 벨기에에 아쉽게 패했지만 리틀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기량과 투지는 많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로부터 1년 뒤, 당시의 영웅들이 2016년 K리그 U-18 챔피언십에서 다시 모였다. 올해로 2회를 맞는 K리그 U-18 챔피언십은 23일부터 8월 4일까지 포항에서 진행된다. K리그 U-18 유소년 클럽이 모두 참가하며 23개팀이 6개조로 나뉘어 치열한 조별리그를 치른다. 칠레 U-17 월드컵에 출전한 21명 중 K리그 유스 출신 선수는 총 16명. 그 중 대학에 진학한 두 명(이상민, 박명수)을 제외한 14명 모두 이번 대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리그 유스시스템이라는 자양분을 토대로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 경험을 더한 리틀 태극전사들은 한뼘 이상 자라있었다. 각 팀의 주축 선수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기니전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트린 오세훈(울산)은 저학년 대회인 U-17 챔피언십과 본 대회인 U-18 챔피언십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세훈은 22일 열린 치바 U-17 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33분 동점골을 기록한데 이어 25일 열린 포항 U-18 팀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후반 28분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3일 간격으로 두 대회에서 모두 득점포을 쏘아 올렸다. 오세훈은 "칠레 월드컵을 경험한 후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본 대회와 저학년 대회 모두 우승이 목표며 두 대회 모두 득점왕을 노리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박기욱 울산 감독도 "부상자가 많은 상태에서 오세훈이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센터백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로 항상 성실하며 부지런히 노력한다"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잉글랜드전에 선발 출전한 황태현(전남)은 23일 열린 경남 U-18 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33분 정교한 크로스로 김상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에 일조했다. 황태현은 "지난 해보다 전력은 약하지만 끈끈한 조직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2년 연속 대회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브라질전 결승골의 주인공 장재원(울산)도 센터백은 물론 좌우 풀백을 오가며 수비를 이끌고 있으며, 김진야(인천)는 25일 열린 부천 U-18팀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수비수 6명을 제치며 득점에 성공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유주안(1골) 박상혁(1도움·이상 수원) 김정민(광주·3골 1도움) 유승민(전북·1골) 이상헌(울산·1도움) 등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칠레 월드컵에서 U-17 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김경량 코치(현 U-16 대표팀 코치)는 제자들의 성장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 코치는 "어린 나이부터 국제 대회에 출전해 자신감을 얻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U-19 대표팀에 월반해 형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칠 만큼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계속해서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칠레의 영웅들은 그렇게 K리그의 미래를 밝히고 있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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