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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 시즌 동안 한국 남자 프로배구 무대는 '스타 천국'이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공격수들이 대거 영입됐다. 콜롬비아 출신 리버맨 아가메즈를 비롯해 마이클 산체스, 레안드로 비소토, 로버트랜디 시몬, 괴르기 그로저, 오레올 까메호 등 특급 공격수들이 V리그 인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변화가 필수였다. 한국배구연맹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시장의 안정을 꾀했다. 해결책은 지난 11일부터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이었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 시행된 제도다.
뚜껑이 열리자 불편했던 진실들이 드러났다.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24명의 선수들은 유럽에서도 10~15만달러밖에 받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이런 선수들이 한국에 오게 되면 자유경쟁 체제에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았던 것이다. 배구계의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에서 연봉 100만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시몬이 새 시즌 브라질 수페르리가A(1부 리그) 사다 크루제이루와 계약하면서 연봉 40만달러과 옵션 5만달러밖에 보장받지 못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트라이아웃은 국내 구단의 재정 건전성 확보와 시장 안정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특효약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푼다.
트라이아웃에 대한 결과물은 지켜봐야 한다. 이틀간 테스트를 마친 외인들은 13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7개 구단에 선택을 받게 된다. 다만 트라이아웃을 통해 얻은 결실에 안주해선 안된다. 제도적 보완도 이뤄져야 한다. 외인 경기력 저하를 대체할 수 있는 변화가 제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다. 한 배구 관계자는 "트라이아웃이 V리그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제도적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가령 한 세트에선 외인 출전을 제한하고 오로지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하는 등의 변화를 줄 수 있다. 트라이아웃 시행과 발맞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