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가스파리니(32·슬로베니아)와 바로티(25·헝가리)다. 둘은 올해 최초로 도입된 V리그 남자부 트라이아웃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1차 관문을 넘었다. 한국땅을 밟았다. 11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진행된 트라이아웃 첫 날.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스파리니는 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은 4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총 24명의 참가선수 중 구단들로부터 네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32경기에 출전해 804득점(공격성공률 51.54%)을 기록했던 가스파리니다. 한국 무대에서 검증을 마쳤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다. 가스파리니도 적은 나이가 아니다. 베테랑이라도 평가무대는 떨리기 마련. 하지만 가스파리니는 환하게 웃으며 "한국에 돌아오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 여기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며 "가족들도 한국에서 행복했다. 꼭 기회를 잡아 다음 시즌 한국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밝혔다.
바로티도 시험대에 올랐다. 바로티는 2013~2014시즌 러시앤캐시(OK저축은행의 전신)에서 뛰었다. 당시 기대에 못 미쳤다. '미운 오리새끼'라는 꼬리표가 붙었을 정도. 절치부심했다. 바로티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힘들었다"고 회상한 뒤 "그런데 시즌 마친 뒤 한국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간절했다. 바로티는 "꼭 선발돼서 다음 시즌 한국에서 뛰고 싶다. 한국 생활과 훈련 방식을 알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 보일 것"이라고 했다. 문신으로 뒤덮인 바로티의 왼팔.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새긴 문신도 있었다. 바로티는 "한국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 고국으로 돌아간 뒤 새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24명이 참가한 트라이아웃. 7명만이 선택받는다. 과연 가스파리니와 바로티가 염원을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