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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MVP 등극 문성민 "즐길 때 즐겼어야 했는데…"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3-29 18:38


'NH농협 2015-2016 V-리그' 시상식이 29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페어플레이상을 받은 현대캐피탈을 대표해 문성민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3.29.

"정작 즐길 때 즐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별 중의 별로 떠오른 문성민(현대캐피탈)은 만감이 교차했다. 문성민은 이날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면서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올스타전 MVP와 리그 MVP를 동시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기쁨도 잠시, 짙은 아쉬움이 문성민을 감쌌다. 정규리그에서 우승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고배를 마셔 챔피언을 놓쳤다. 문성민은 2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된 V리그 시상직 종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굉장히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재미있게 잘 했다. 선수들이 모두 받아야 하는데 내가 주장이라서 대표로 받은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정규리그를 잘 하고 즐겨야 할 때 즐겨야 할 때 즐기지 못해서 그런 점이 아쉽다. 이것 또한 숙제라고 생각한다. 잘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성민은 OK저축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패배 후 눈물을 보였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잘하지 못한 것 같아 동료들에 미안했기 때문이다. 문성민은 "4차전 때 스스로 좋은 모습이 안 나왔다. 너무 못해서 눈물조차 안 날 줄 알았다. 그런데 선수들 얼굴을 봤는데 눈물이 났다. 많이 미안했다. 뭔가 끝나니까 허무한 마음도 들어서 울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성민은 올 시즌 주장으로서 팀의 단일 시즌 18연승 위업을 이끌었다. 문성민은 밝아진 분위기를 비결로 들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코트장을 놀이터라 생각하고 놀라고 해서 선수들 마인드가 바뀐 것 같다"며 "선수들이 배구할 때, 생활할 때 많이 밝아졌다. 분위기 밝아지면서 어린 선수들도 밝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주장을 하면서 스스로 책임감이 생겼다. 다른 밑에 있는 선수들 작은 부분도 신경써야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한 팀의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팀의 리더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새삼 느꼈다"고 했다

현대캐피탈의 외국인선수 오레올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과 작별한다. 문성민은 "오레올 같은 선수가 오게 될지 모르겠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매너도 좋았다. 국내선수들과도 잘 어울렸다. 삼박자가 잘 맞고 완벽한 선수였기 때문에 정규리그를 잘 했지만 마지막에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선수단은 이날 시상식을 마친 뒤 팀 회식을 갖기로 했다. 문성민은 프로배구 최고의 스타지만 아내의 눈치를 이겨낼 수 없었다. 문성민은 "와이프가 너무 늦지 마라고 했다. 그냥 외박이라고 말 할 걸 그랬다"며 "정말 아쉽다. 귀가 시간은 아내의 분위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시즌이 종료되면서 문성민은 FA(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문성민은 "어떻게 시간이 갔는데 FA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일단 계약이 남아있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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