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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터 싸움에 운명이 달렸다.
스타일 차이는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노재욱은 속공으로 연결하는 세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속공시 세트 성공률 63.1%를 기록했다. 곽명우(60.2%)보다 약 3% 높은 수치다. 반면 오픈 공격 시 세트 성공률에서는 곽명우(44.0%)가 노재욱(41.7%)에 앞섰다.
그러나 다소 체급 차이가 있다. 경험, 동료와의 호흡에서 노재욱이 우세하다. 프로 2년차 노재욱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 주전으로 거듭났다. 팀의 정규리그 우승과 최다연승 신기록(18연승) 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경기를 소화했다. 동료들과의 찰떡 호흡을 선보였다.
사실 대학시절까지만 해도 곽명우가 노재욱보다 돋보이는 세터였다. 둘은 성균관대 1년 선후배 사이다. 당시 곽명우는 대학무대 최고 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노재욱은 곽명우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현재 무게추는 노재욱에 기울어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가진 재능을 놓고 보면 곽명우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두 세터의 수 싸움. 어떤 그림이 펼쳐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변수가 있다. 경기 감각이다. 현대캐피탈은 6일 우리카드와의 V리그 6라운드가 마지막 경기였다. 약 11일 동안 경기가 없었다. 훈련으로 대비한다고 해도 실전과는 다르다. OK저축은행은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삼성화재에 2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만큼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곽명우는 큰 경기를 치르면서 감각을 끌어올렸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