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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세터 황금손, V리그 준PO 승부가른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3-09 18:36



"(한)선수가 춤을 추기 시작하면 힘들어질 겁니다."(삼성화재 유광우)

"(유)광우의 장점은 큰 경기의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입니다."(대한항공 한선수)

국내 최고 세터들의 1막은 전쟁이 아닌 평화로 열렸다. 1985년생 동갑내기인 삼성화재의 유광우와 대한항공의 한선수는 기싸움 대신 서로를 칭찬했다. 유광우는 "선수는 중학교 때부터 봐왔다. 선수가 춤을 추기 시작하면 힘들어질 것이다. 굳건히 버티면서 멋지게 맞붙겠다"고 밝혔다. 한선수는 "광우의 장점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광우의 토스에 말리지 않고 나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결의에 찬 포부를 드러냈다.

3년 만이다. 둘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건 2012~2013시즌 이후 처음이다. 정규리그 3위 삼성화재와 4위 대한항공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준플레이오프(PO)는 10일 열린다. 무대는 대전 충무체육관이다. 삼성화재(승점 66)와 대한항공(승점 64)의 준PO는 승점이 3점 이상 벌어지지 않으면서 성사됐다.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유광우가 웃었다. 2010~2011, 2011~2012, 2012~2013시즌 연속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이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충돌했을 때 삼성화재가 챔프전 우승트로피에 입맞췄다. 특히 한선수는 2010~2011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챔프전 환희는 유광우에게 내줘야 했다.


'2인자'라는 꼬리표가 붙은 한선수의 키워드는 '자존심 회복'이다. 한선수는 올 시즌 중반까지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었지만 후반기 갑작스런 난조를 보였다. 대한항공이 후반기 삼성화재에 3연패를 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선수는 "다른 선수들은 괜찮다. 나만 토스를 잘 하면 된다"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유광우의 화두는 '팀워크'다. 자신의 토스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유광우는 "이번 시즌 많이 힘들었다. 삼성화재가 우승하기 위해선 개개인의 실력보다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좋은 분위기, 팀워크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 세터와 환상호흡을 맞출 파트너는 그로저(삼성화재)와 김학민(대한항공)이다. '독일 폭격기' 괴르기 그로저(31)는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 1073득점으로 1위에 올랐다. 유광우와 호흡이 맞지 않았다면 절대 등극할 수 없는 것이 득점왕이다. 유광우는 "공격 옵션 중에선 그로저가 가장 좋다. 알아도 막지 못하는 루트다. 좀 더 연구해서 대한항공전에는 더 좋은 공격을 만들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에선 한선수와 김학민의 죽이 잘 맞았다. 김학민은 스파이크 타이밍을 빠르게 교정했다. 한선수의 빠른 토스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공격성공률이 올라갔다. 54.76%를 기록, 5위에 랭크됐다. 6위 그로저(52.73%)보다 공격 성공률이 높았다. 한선수는 러시아 출신 외인 파벨 모로즈도 적극 활용하겠지만 전후위에서 몸 상태가 좋아진 김학민을 첫 번째 공격 카드로 생각하고 있다. 한선수는 "김학민이 후반기에 다소 주춤했는데 몸 상태가 올라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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