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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감독, 진성욱 늦은 합류에 가슴쓸어내린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2-17 16:13 | 최종수정 2016-02-18 02:16





'반갑다. 성욱아!'

일본 오사카에서 마무리 전지훈련을 지휘 중인 김도훈 인천 감독은 걱정이 앞선 목소리였다.

올 시즌 구상 중인 포메이션을 꼽아달라고 하니 선뜻 대답을 못했다. "선수가 없어요." 일본에서 본격화된 전술훈련이 완성되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지만 자신있게 내세울 베스트11이 선뜻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괜한 투정이 아니다. 2015시즌 이후 팀 전력의 주축이던 골키퍼 유 현(서울)을 비롯해 김인성(울산) 조수철(포항·이상 이적) 김원식(서울·임대복귀) 등이 줄줄이 빠져나갔다.

베테랑과 신인을 새로 영입했지만 애써 구축해놓은 2015년 돌풍의 조직력은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 객관적인 전력상 2015년보다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 터라 적임자를 찾기 힘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한 것은 진성욱(23)이었다. 진성욱은 인천이 믿고 쓸 수 있는 유일한 토종 공격수다. 구단과의 재계약 협상이 완료되지 않아 전지훈련에 빠졌다가 17일이 돼서야 오사카에 합류했다.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에 집중하기 힘들 것 같아 억지로 데려오지 못했다"며 진성욱의 합류를 학수고대했던 김 감독은 이제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천 구단에 따르면 진성욱과 구단은 지난 16일 협상을 갖고 아직 도장을 찍지 않았지만 큰틀에서 계약연장 등의 조건으로 협의점을 찾았다. 진성욱은 이제 미계약 상태의 부담을 털고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으로서는 '가뭄 끝에 단비'다. 외국인 선수 케빈을 제외하고 중량감있는 공격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더욱 같하다. 김 감독은 작년 12월초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진성욱 이적설이 나오자 진성욱을 보호해달라고 구단측에 요청할 정도였다. 진성욱마저 떠나면 2016년 농사 망치자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렇게 지켜낸 진성욱이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인천 팀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도 김 감독은 "작년보다는 낫다"며 위안을 찾았다. 1년 전 진성욱은 아킬레스건 염증 부상으로 인해 동계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15년 시즌도 1개월 늦게 시작했다.

진성욱이 인천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한 것은 작년과 다를 바 없지만 올림픽대표팀에서 훈련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이하 챔피언십에 참가한 것은 작년과 비교할 바가 못된다. 더구나 진성욱은 리우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던 AFC 23세이하 챔피언십에서 2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자신감도 끌어올렸다.

감독 입장에서 그런 진성욱이 빨리 팀 훈련에 합류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지사. 한데 이번에는 재계약 협상에 발목을 잡혔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처럼 또 동계훈련 망치나'하는 불안감도 컸다. 지난 11일부터 오사카 캠프를 차린 김 감독은 1주일이 돼도록 애만 태우다가 17일 진성욱 합류 소식을 듣고나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사카 전지훈련은 이제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아프지 않고, 한 단계 성장해서 돌아온 진성욱을 막바지 전술훈련에라도 투입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김 감독은 "진성욱은 2015년 시즌 부상으로 인한 동계훈련 부족으로 고생했지만 올해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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