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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곽유화 '한약 발언'이 결국 은퇴 불렀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7-02 07:45


곽유화(윗줄 오른쪽). 성남=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논란은 컸다. 아직은 여린 마음이었다.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했다.

금지약물복용(도핑)으로 6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곽유화(22·흥국생명)가 은퇴를 선택했다. 흥국생명은 6월 30일 2015~2016시즌 등록선수 14명 명단을 공개했다. 곽유화는 '6월 30일자 은퇴 선수'로 분류됐다.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이었다. 6월 23일 한국배구연맹(KOVO)은 곽유화의 도핑과 그에 따른 징계를 발표했다. 곽유화는 4월 두차례 실시한 샘플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펜디메트라진(Phendimetrazine)과 펜메트라진(phenmetrazine)이 검출됐다. KOVO는 곽유화에게 6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내렸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곽유화도 출장 정지 징계를 거울 삼아 더욱 훈련에 매진, 새로운 선수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곽유화의 해명이 발목을 잡았다. 곽유화는 징계 결정 전 열린 청문회에서 "한약을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도핑위원이 검출된 약물이 한약에서 나올 수 없는 성분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곽유화는 "한약과 환약을 같이 복용했다"고 말했다.

징계 결정 다음날인 24일 대한한의사협회가 들고 일어났다. 대한한의사협회는 '곽유화의 금지약물은 한약과 전혀 관계가 없다. 해당 발언을 한 곽유화와 해당 약물제공자에 대해 약사법 위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수사 의뢰를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번을 계기로 일부 극소수의 선수들이 도핑 문제에서 한약 핑계를 대는 일을 뿌리뽑을 것'이라고 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자 KOVO는 약품의 구입 과정 및 구입처 등을 추가 조사했다. 곽유화는 "한약을 복용한 적이 없으며 다이어트 약을 먹었다"고 뒤늦게 실토한 뒤 배구팬과 연맹, 구단, 대한한의사협회에 사과했다.

이후 곽유화는 심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온라인 상에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결국 곽유화는 소속팀 박미희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지금은 경기에 나서기가 어렵다.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곽유화를 은퇴 선수로 공시했다. 최소한의 기회를 열어준 셈이다. 은퇴선수로 공시되면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 언제든지 현역으로 뛸 준비만 마치면 계약을 하고 코트로 돌아올 수 있다.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프로무대로 돌아온다면 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마친 뒤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다만 실업팀에 입단해 실업리그에서 뛸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업리그는 대한체육회 산하에 있다. 아마추어로 분류된다. 금지 약물이 검출됐을 경우 프로보다 더 긴 기간 선수자격정지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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