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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2일, 호주아시안컵 8강전이었다.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었다.
'융단 폭격' 손흥민 득점포 정조준
우즈벡전의 멀티골, 반전의 불씨였다. 지난해 10월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첫 골이자, A매치 10경기 연속 무득점의 부진도 날렸다. 손흥민은 당시 "난 부담감을 안 느꼈는데 주위에서 더 부담을 느끼게 만들었다. 골을 터트려 부담감이 날아갔다는 것보다 일단 골이 터지니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의 분위기가 상승세를 맞았다. 이번 평가전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시안컵 8강전에서 우리에게 진 우즈벡이 이번에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서 나올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에게 물음표를 달지 않는다. 그는 일전을 하루 앞둔 26일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다. 독일에서도 톱팀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뛴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진 선수"라며 "손흥민은 만 22세의 어린 선수고 경험도 더 쌓아야 한다. 하지만 장점이 많다. 벤치에서 시작해도 다른 선수들과 달리 경기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인다. 감각도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1대2 패)에서도 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A매치 2경기 연속포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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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 마스터' 기성용의 경기 운영
우즈벡전에선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의 '팔색조 플레이'도 화제였다.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출발했다. 모든 공격은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거리, 방향 모두 완벽했다. 골이 터지지 않자 후반 37분 '기성용 시프트'가 가동됐다. 섀도 공격수로 변신, 공격에 무게감을 더했다. 연장전에 돌입하자 기성용은 또 변신했다. 왼측면에 배치됐다. 어디에서든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그는 한 경기에서 3가지 포지션을 소화했다.
기성용의 깔끔한 경기 운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90%를 넘는 패스 성공률은 물론 볼키핑력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기성용은 "이번에는 90분 안에 시원하게 이기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선수들이 얼마나 성장했고 또 기량을 잘 유지하고 있는지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주장 기성용은 그라운드의 리더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주장으로 임명한 것은 아시안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 때 결정한 것을 매번 바꿀 필요는 없다. 부상 등 못뛰는 경우가 아니라면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기성용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특별한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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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전의 MVP는 2골을 터트린 손흥민이 아니었다. 중앙수비수 곽태휘(알 힐랄)가 'MOM(Man of the Match·맨오브더 매치)'에 선정됐다. 그는 수비라인을 이끌면서 우즈벡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호주아시안컵은 곽태휘에게는 또 다른 반전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선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34세인 그는 대표팀에서 최고참이다. 포기는 없다.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그는 재평가됐다. 은퇴도 떠올리지 않는다. 체력이 허락되는 순간까지 달리고 또 달릴 참이다.
곽태휘는 슈틸리케 감독이 인정한 수비라인의 리더다.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평가다. A대표팀에서 곽태휘의 위상도 재정립됐다. 곽태휘는 수비의 핵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