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또 다른 이름은 '힐링'이다. 온나라가 깊은 슬픔에 잠겨 있을 때도 스포츠는 말없이 다가와 혼신의 힘을 다해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프로배구가 경기도 안산시민들에게 위로를 선물했다. 2014년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를 통해서였다.
오랜 논의 끝에 컵대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했다. 슬로건도 '함께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의미의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으로 정했다. 치어리더를 활용한 응원도 하기로 했다. 하루 빨리 활력을 찾아야만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질적인 행동도 있었다. 안산시 청소년들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청소년 무료입장을 결정했다. 비록 5000원 정도의 작은 돈이지만 마음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회 입장 수익금 전액도 안산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27일 결승전은 대성황이었다. 3000여 좌석은 배구팬들로 가득 찼다. 청소년 관중들도 상당히 많았다. 배구장을 찾은 한 팬은 "그동안 안산은 슬픔에 빠져 있었다. 그래도 배구대회가 열리면서 다소 활력을 찾았다"고 말했다. KOVO 관계자 역시 "대회 개최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다행스럽게도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다. 스포츠가 훌륭한 위로가 된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안산=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