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천발 막장 드라마의 끝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1-13 07:29



막장드라마의 끝은 어디일까.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천과 곽경근 감독 간의 감정싸움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곽 감독은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구단에서 직무정지를 내린 기간이 어제(10일) 부로 끝났다. 구단이 나를 경질하겠다는 내용을 구단 홈페이지와 언론에 공표했지만, 해임 통지서는 물론 구두 통보도 받지 못했다. 오늘부터 업무에 복귀해도 행정상 문제가 없다는 변호사 자문을 얻었다. 부천 감독으로 (선수단 전지훈련지인) 제주도에 간다. 올 시즌 준비에 전력투구 하겠다'고 밝혔다. 부천 구단은 11일 관계자를 급파해 제주공항에서 해임 통지서와 직무정지 기간 연장 통지서를 곽 감독에게 전달했다. 9일 곽 감독 경질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곽 감독은 구단 지휘봉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해임 이유로 제시된 문제에 대해 구단 측에 문의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변호사로부터 (직무 이행에) 문제가 없다는 자문을 얻어 행정취소 처분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 측은 마땅한 물증이 없음에도 오히려 언론을 통해 사실을 호도하고 변명에 급급했다.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대해 부천 구단 관계자들은 "이야기 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회피에 급급했다. 정해춘 부천 대표이사는 연락을 끊었다.

문제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부천 구단 측은 유소년 클럽 운영상 문제점 및 2014년 K-리그 드래프트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구단 지시 불이행 등을 경질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의혹에 대해 명확한 증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곽 감독이 제기한 소송의 대응책도 전무하다. 윤정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으나, 지휘권 유효를 주장하는 곽 감독과 이를 막지 못하는 구단 사이에서 파행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구단 차원에서 의혹이 불거졌을 때 명쾌하게 답을 내고 순리대로 풀어갔다면 애초에 불거지지도 않았을 문제다. 프로 구단이 맞는 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일부 서포터스의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프로 다운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팬심은 이미 피멍이 들었다. 최하위 성적 끝에 불거진 구단-감독 간의 감정싸움에 부천 시민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 부천 구단주인 김만수 부천시장은 최근 시정연설에서 구단 정상화를 위한 특별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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