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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탈출 실패한 한국전력, 반전 가능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1-13 07:29



한국전력은 올시즌 개막 전 V-리그 남자부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평가됐다. '괴물 루키' 전광인을 신인 드래프트로 얻어 확실한 레프트 공격수를 보유했다. 높이도 보강됐다. 센터 하경민이 대한항공 임대를 마치고 복귀했다. 세터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했다. LIG손해보험에서 김영래를 영입했다. 관건은 라이트 공격수였다. 한 차례 진통을 겪었다. 새로 데려온 산체스(쿠바)의 퇴출로 밀로스 쿨라피치(몬테네그로)가 급하게 수혈됐다. 그래도 밀로스는 2m5의 장신에다 2년 전 V-리그를 경험한 바 있어 기대감이 높았다.

예상은 빗나갔다. 승부의 세계는 녹록지 않았다. 한국전력은 2일 신생 팀 러시앤캐시에 밀려 꼴찌로 추락했다. 서브 리시브 불안과 자신감 결여 등 총체적 난국을 맞았다. 지난달 30일에는 선수단이 겨울 바다에 들어가며 새롭게 정신무장을 했다. 그래도 소용없었다. 가장 뼈아픈 것은 외국인공격수 밀로스의 슬럼프였다. 플레이 기복이 너무 심했고, 부상까지 겹쳐 '계륵'으로 전락했다. 시즌 중이라 외국인선수 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시즌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12일 현대캐피탈과의 2013~2014시즌 NH농협 V-리그 3라운드 경기가 분위기 전환의 기회였다. 6연패 탈출이 절실했다. 그러나 결론은 실패였다. 한국전력은 세트스코어 2대3(21-25, 25-23, 25-18, 28-30, 13-15)으로 석패했다. 전광인이 36득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고비마다 집중력이 흔들려 현대캐피탈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한국전력은 웃는다. 남은 4~5라운드에서 반전을 꿈꾸고 있다. 우선 한층 업그레이드 될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10일 긴급 교체한 외국인선수가 세계 남자 배구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거물급 스타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브라질 국가대표 레안드로 비소토(30)다. 이탈리아와 러시아리그를 거쳐 이번 시즌 브라질 RJX에서 활약했던 비소토는 2m12, 97㎏의 출중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브라질대표팀의 에이스인 그는 2010년 월드리그 금메달과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을 이끌었다. 장기 임금 체불로 이적을 염두에 두고 있던 비소토의 상황과 한국전력 러브콜의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최근까지 브라질리그를 소화했기 때문에 몸 상태는 최상이다. 13일 한국 땅을 밟는 비소토는 메디컬테스트와 비자 발급 절차를 마친 뒤 25일 러시앤캐시전부터 투입될 전망이다. 아가메즈(현대캐피탈), 레오(삼성화재)에 맞먹는 공격력을 선보일 비소토가 합류하게 되면, 전광인의 공격 부담이 줄어든다. 서재덕도 좀 더 안정된 서브 리시브에 신경쓸 수 있다. 다양한 공격루트는 상대 블로커를 손쉽게 흔들 수 있다.

무엇보다 12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보여준 한국전력의 저력은 남은 라운드를 기대케한다. 한국전력은 강한 서브를 앞세워 현대캐피탈의 불안한 서브 리시브를 유도했다. 높이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전광인 후인정 하경민의 블로킹이 살아났다. 시즌 초반부터 드러난 뒷심 부족의 문제점을 비소토가 해결해줄 경우 꼴찌 탈출 뿐만 아니라 플레이오프 싸움에도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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