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12월 29일, '코트의 포청천' 김건태 한국배구연맹(KOVO) 전임심판(58)이 마지막 휘슬을 입에 물었다. 29년간 국내와 국제 무대에서 쉼없이 불었던 그 휘슬이었다. 2010년 국제배구연맹(FIVB) 국제심판에서 정년퇴직할 때 당시 FIVB 심판위원장에게 선물받았다는 그 휘슬이었다.
외로웠다. 그래도 철저한 사생활 관리에 대한 소신을 저버리지 않았기에 29년을 버틸 수 있었다. 그는 "철저하게 사생활을 관리했다. 심판은 대화 상대가 없다. 항상 홀로였다. 선수, 구단 관계자 등 관계자들과 접촉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해서 체력도 길러놓고, 기도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았다"고 했다.
'청렴'은 김 심판의 또 다른 이름이다. 국제대회에서 숱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 국내외 관계자들이 김 심판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유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일본-중국의 8강전에서 심판을 보기 전 중국과 일본배구협회의 갖은 유혹이 있었다. 그 유혹들을 모두 뿌리쳤다. 신념이 흔들렸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아시아배구연맹 심판위원으로 활약하게 될 김 심판에게 판관 생활은 '행복'이면서도 '한'이었다. 그는 "심판 직업은 3D업종이다. 의료보험도 안된다. 연금도 없고, 퇴직금도 없다.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나는 떠나지만 후배들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