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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기성용 '대체자&파트너' 실험, 1월에 답 나올까?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11-20 15:37 | 최종수정 2013-11-21 07:54



유럽 강호와의 2연전에서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기성용(선덜랜드)의 대체자와 그의 파트너를 찾는 실험에서다.

반면 기성용의 존재감은 이번 2연전으로 더욱 확고해졌다. 'SNS논란'으로 그의 대표팀 재입성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실력으로 비난을 잠재웠다. 이견이 없었다. 좌우로 공간을 넓혀주는 정확한 패스, 노려한 볼 트래핑을 기반으로 한 공수조율, 분위기를 일순간에 바꿀 수 있는 시원한 중거리 슈팅 등 진가를 유감없이 뽐냈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까지 7개월여 남아 부상 변수에는 항상 대비해야 한다. 기성용도 예외일 순 없다. 월드컵 엔트리도 23명이라 포지셜별로 2배수를 꾸려야 한다. 이에 홍 감독은 러시아전을 통해 중앙 미드필드에서 두 가지 실험을 했다. 기성용의 파트너와 그의 공백에 대비한 대체자 찾기다.

기성용의 대체 자원은 고명진(서울)이었다. 홍 감독은 1-2로 뒤진 후반 21분, 기성용 대신 고명진을 투입했다. 홍명보호에서의 첫 출격이다. 고명진은 영리한 경기 운영과 완급 조절로 서울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으로 이끈 플레이메이커다. 홍 감독의 기대가 컸다. 고명진은 약 25분여를 뛰었다. 조용했다. 눈에 띄는 실수는 없었지만, 기성용의 자리를 대체할 만한 임팩트를 선보이지 못했다.


기성용의 파트너 찾기도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기성용의 유력한 파트너 후보인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이번 2연전에 앞서 엉덩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한국영 대신 발탁된 중앙 수비수 장현수(FC도쿄)가 스위스전에서 기용됐다.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홍 감독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판단에 있어서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위스의 장점인 높이에서 장현수가 밀리지 않고 좋은 역할을 했다. 수비진의 부담이 덜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러시아전에서는 런던올림픽에서 기성용과 호흡을 맞췄던 박종우(부산)가 투입됐다. 낙제점이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겉돌았다. 수비 진영에서 공격으로 전진할 타이밍에 백패스를 난사해 공격 속도를 죽였다.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줬던 투지는 물론 패스 정확도, 위치 선정 등 모든 면에서 평균 이하였다. 기성용의 뒤에서 수비적인 임무에 치중해야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팀을 위해 희생을 하는 포지션이다. 결코 돋보여서는 안되는데, 박종우는 반대였다. 오히려 중원에서 볼을 길게 끌다 상대에게 공을 뺏겨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

실험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성용 대체자와 그의 파트너는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앞서 다시 실험을 거듭해야 할 홍 감독의 고민거리가 됐다. 내년 1월 브라질과 미국에서 열리는 3주간의 동계 전지훈련에서 실험의 장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유럽파는 합류하지 못하지만 국내파와 J-리거들이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한국영 장현수 박종우에 기존에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하대성(서울) 이명주(포항) 등이 집중 점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답은 정해져 있다. "두 명의 홀딩 미드필더 중 한 명은 공격적, 한 명은 미드필드 지역을 커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에 대한 홍 감독의 구상을 머릿속에 새길 필요가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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