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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뜨겁게 달굴 32개국의 진용이 확정됐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룬 한국도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톱시드가 위상을 잃으면서 어느 대회보다 살얼음판이다. '죽음의 조'로 떨어질 확률이 50%가 넘는다. 홍명보호의 최상, 최악의 조편성은 어느 조합일까.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기준으로 해 조추첨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조추첨 어떻게 진행될까
독일월드컵의 경우 '2-3-3 시스템'을 근간으로 했다. 최근 2개 대회 월드컵 성적과 3년간의 FIFA 랭킹을 근간으로 해 톱시드를 결정한 후 나머지 3개 그룹은 대륙별로 안배하는 원칙이었다. 남아공월드컵은 또 달랐다. 월드컵 조추첨 사상 처음으로 순수하게 랭킹으로 톱시드를 결정했다. 브라질월드컵도 마찬가지다.
FIFA는 랭킹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직후 야심차게 새로운 방식의 랭킹 산정법을 도입했다. 지난 48개월간의 A매치 결과와 경기 중요도, 상대팀의 랭킹, 대륙별 가중치 등을 종합적으로 적용했다.
나머지 3개 그룹(포트 2~4)은 대륙별 안배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FIFA는 지난달 "나머지 그룹은 지역적 안배나 경기력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아공월드컵에선 2그룹에 아시아와 북중미, 오세아니아, 3그룹에는 아프리카와 남미, 4그룹에는 톱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 국가들이 포진했다.
브라질월드컵은 대륙별 본선 진출국 숫자가 똑 떨어지지 않는다. 좀 더 복잡한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그룹을 정리하는 데는 특별한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그룹은 경기력 측면에서 약체로 분석되는 아시아(한국, 일본, 호주, 이란)와 북중미(미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멕시코·유력)가 지난 대회에 이어 다시 같은 그룹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3그룹에는 아프리카 5개팀(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가나, 알제리)과 1그룹에 포진하지 않은 남미 2개팀(칠레, 에콰도르) 등 7개팀, 4그룹에는 톱시드에 끼지못한 유럽의 9개국(네덜란드, 이탈리아, 잉글랜드, 러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포르투갈, 프랑스, 그리스, 크로아티아)이 위치할 것으로 분석된다.
변수가 스페셜 포트다. 유럽 9개국에서 1개팀을 별도의 그룹으로 분리할 가능성도 있다. 독일월드컵에서 적용된 해법이다. 당시 FIFA 랭킹을 적용, 최하위인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스페셜 포트로 분리했다.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에서 동일 방법을 채택할 경우 스페셜 포트에는 유럽 9개국 중 가장 랭킹(10월 기준)이 낮은 프랑스가 자리한다.
조추첨 단계에선 또 한 번의 대륙별 안배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톱시드인 1그룹 8개팀을 먼저 A~H조에 배치한다. 1그룹에는 유럽과 남미가 각각 4팀이다. 3그룹의 칠레와 에콰도르는 남미를 피해 유럽 조에 배정된다. 4그룹의 유럽 9개국을 배분하는 방식도 있다. 각 조마다 유럽 팀이 2팀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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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진출에 실패한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은 토고, 프랑스, 스위스와 한 조에 묶였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남아공월드컵 때는 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와 같은 조에 속했다.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이었다.
브라질월드컵은 또 다르다. 전통의 강호들이 톱시드에서 탈락하면서 곳곳이 지뢰밭이다. '죽음의 조'에 위치할 가능성이 어느 대회보다 높다. 1그룹의 브라질,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에다 4그룹의 네덜란드, 이탈리아, 잉글랜드, 포르투갈 등과 한 조에 속하면 가시밭길이다.
프랑스의 스페셜 포트 배정이 확정되면 역대 최악의 조편성도 나올 수 있다. 브라질(아르헨티나), 네덜란드(이탈리아, 잉글랜드, 포르투갈), 프랑스와 한 조에 묶일 수 있다.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죽음의 조'에 편성되면 2회 대회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도 낮아진다. 조별리그에선 각 조 1, 2위가 16강에 오른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1, 3그룹의 남미 팀들도 만만치 않다. 우루과이의 경우 본선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남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라 아무래도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최상의 조편성은
확률상 유럽 두 팀과 한 조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8개조 가운데 5개조에 유럽 두 팀이 포진한다.
최상의 조추첨은 1그룹의 강력한 우승 후보를 피하는 것이다. 톱시드 중에서 약체로 평가받는 스위스와 함께하는 것이다. 예방주사도 맞았다. 홍명보호는 15일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4그룹에선 유럽 팀 중에서도 그나마 전력이 떨어지는 그리스면 금상첨화다. 한국은 남아공월드컵에서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맞닥뜨려 2대0으로 승리했다.
또 3그룹의 아프리카-남미 가운데서는 아프리카 조합이 더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면 최상의 대진이다. 홍명보호는 지난달 말리에 3대1로 승리했다. 아프리카 팀에 대한 면역력도 키웠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최상의 조편성은 스위스, 그리스, 알제리와 같은 조에 포진하는 것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브라질월드컵 예상 포트 분류
포트 1(개최국+FIFA 랭킹 1~7위)
브라질(개최국), 스페인, 독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벨기에, 스위스, 우루과이(유력)
포트 2(아시아 4개팀+ 북중미 4개팀)
한국, 일본, 호주, 이란, 미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멕시코
포트 3(아프리카 5개팀+남미 2개팀)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가나, 알제리, 칠레, 에콰도르
포트 4(유럽 9개팀)
네덜란드, 이탈리아, 잉글랜드, 러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포르투갈, 그리스, 크로아티아, 프랑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유럽 9개팀에서 1개팀을 분리, 스페셜 포트로 분류. 9개팀 중 FIFA 랭킹 최하위팀을 배정.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에서 동일 방법을 채택할 경우 스페셜 포트에는 프랑스가 위치(10월 랭킹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