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는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크다. 외국인 선수 하나만 잘 뽑으면 리그 우승까지도 노릴 수 있다. 삼성화재가 V-리그에서 최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은 안젤코나 가빈 등 좋은 외국인 선수들의 힘이 컸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각 팀들이 좋은 외국인 선수를 뽑기 위해 전세계를 이잡듯이 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시즌 V-리그 1라운드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레오(삼성화재)와 까메호(LIG손해보험)다. 레오는 성공적으로 삼성화재에 뿌리를 내렸다. 가빈에 비해서 파워는 떨어지지만 스피드와 기술이 좋다. 배구 센스도 뛰어나다. 스파이크를 위해 점프한 뒤에도 상대 블로킹을 보면서 방향이나 강도를 조절할 정도다. 삼성화재가 1라운드를 5전 전승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레오의 맹활약 덕택이다.
까메호에 대한 평가도 좋다. 시즌 초반은 부진했다. 세터 김영래와 호흡이 맞지 않았다. LIG손해보험도 2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효동이 토스를 전담하면서 까메호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깨메호는 이효동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면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까메호의 득점포가 터지자 김요한과 이경수 등 다른 선수들도 동반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까메호는 수비와 블로킹, 리시브에서도 수준급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반면 V-리그의 터줏대감들은 다소 부진하다. 한국 무대 2년차인 마틴(대한항공)은 아직 100% 몸상태가 아니다. 손바닥 수술과 어깨 부상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다. 활화산 같은 공격력이 아쉽다. 안젤코(KEPCO) 역시 아쉬움이 크다. 지난 시즌 승부조작의 여파로 팀 선수들이 많이 이탈했다. 여기에 자신과 짝은 맞추던 서재덕이 아직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홀로 팀의 공격을 이끌다보니 과부하가 걸려있는 상태다. 1라운드 전패를 기록한 러시앤캐시는 외국인 선수 다미의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 체격조건이나 선천적 운동능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아직 기술이 부족하다. 경기 중에도 기복이 상당히 심하다.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은 일단 3~4라운드에 가면 다미의 잠재능력이 폭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