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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해보험, '환골탈태' 뒤에 숨은 3가지 비결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8-27 17:59 | 최종수정 2012-08-28 08:48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36년 만이다. '우승의 한'을 풀었다.

LIG손해보험이 우승을 상징하는 최고의 별을 새겼다. 26일 컵대회 정상에 섰다. 1976년 금성 배구단으로 창단한 이후 컵대회와 정규리그를 통틀어 첫 우승이었다. 1995년 제76회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다. 그러나 정규대회로 보기 어렵다. 비록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아니지만, 컵대회 우승도 LIG손해보험에는 값졌다.

그야말로 '환골탈태(換骨奪胎 )'다. 이제서야 모든 것이 갖춰진 모습이다. 세 가지 요소가 팀을 바꿔놓았다. 첫째,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62)의 같한 배구 사랑이다. 2008년부터 LIG손해보험 구단주를 맡은 구 회장은 배구 전문가가 다 됐다.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까지 파악하고 있을 정도다. 배구장은 언제부턴가 일부러 찾지 않는다.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대신 철저하게 LIG손해보험의 전 경기를 TV를 통해 시청한다. 이후 구단 프런트들과 경기 내용에 대해 토론을 펼친다. 구 회장에게 '0순위'는 자나깨나 팀 사랑이다. 친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도 경기 시청이 우선이다. 구 회장은 철칙이 있다. LIG손해보험 선수가 되면 강력한 소속감을 심어준다. '배구를 오래 하라'고 하는 것도 한 맥락이다. 부상을 당하지 않고 배구를 오래하는 것이야 말로 선수로 성공하는 것이라고 주문한다. 구 회장은 선수를 소모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트레이드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소속 선수들 함부로 내쳐선 안된다는 것이 골자다. 구 회장은 올시즌 전 통 큰 베팅을 했다. 팀이 지난시즌 정규리그 최하위에 머물렀음에도 선수들의 연봉을 인상시켰다.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대우도 파격적이었다. 김요한(27)은 연봉 3억500만원을 받아 '연봉킹'에 올랐다.


팀 전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구 회장이다. 피지컬 능력을 높이기 위해 브라질 배구대표팀 출신의 피지컬트레이너와 계약했다. 또 구 회장은 긴박한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력 훈련도 신경쓰고 있다. 외부강사를 초빙해 '주도적인 삶'이란 주제로 멘탈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선수들의 사기는 이경석 감독(51)이 맡았다. 이 감독이 중시하는 것은 '팀워크'다. 선수들에게 "스타 의식을 버리라"고 말한다. 시행착오는 있었다. '나를 믿고 내 스타일대로 해보자'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었다. 그러나 점차 이 감독의 진심이 통했다. 주장인 김요한과 베테랑 이경수가 걸레질을 할 정도로 고참부터 솔선수범하는 팀 문화가 생겨났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믿음'을 심는다. 이번 컵대회에서 세터 이효동이 흔들렸을 때 끝까지 용기를 불어 넣었다. 주전 세터에 대한 책임감을 고취시키자 이효동은 결승전에서 펄펄 날며 우승을 견인했다.

선수 구성도 완벽해졌다. 전 포지션의 국가대표화가 이뤄졌다. 김요한(라이트)를 비롯해 하현용(센터) 부용찬(리베로) 등 확실한 주전 자원들이 채워졌다. 방점은 쿠바 출신 외국인선수 카메호(2m7)가 찍을 전망이다. 운도 따랐다. 러시아로 발길을 돌리려던 카메호를 손정식 트레이너와의 인연으로 영입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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