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요한, LIG손보 '36년의 한' 풀어준 두 가지 비결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8-26 19:14


김요한이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년 수원컵 결승전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손을 들어 관중들의 환호를 유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고진감래(苦盡甘來). 말 그대로 고생끝에 낙이 왔다. '꽃미남 스타' 김요한(27·LIG손해보험)이 활짝 웃었다. 2007년 프로가 된 이후 처음으로 하얀색 우승 모자를 썼다. 김요한은 26일 삼성화재와의 2012년 수원컵 결승전에서 양팀 최다인 23득점을 폭발시키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LIG손해보험는 1976년 금성 배구단으로 창단한 이후 컵대회와 정규리그를 통틀어 36년 만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요한은 대학 시절 '대형 신인'으로 평가받았다. 2m의 큰 키에서 뿜어내는 공격력을 앞세워 인하대를 전국대회 4관왕으로 이끌었다. 대학생 때 태극마크를 달고 2007년 월드리그와 월드컵에 출전했던 재목이었다. 그러나 프로 데뷔부터 시련이었다. 신인에게 계약금을 주지 못하도록 한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반발했다. 계약을 거부하고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등 파문을 일으켰다. 우여곡절 끝에 LIG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특급 신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결국 생애 한 번밖에 도전할 수 없는 신인왕도 차지하지 못했다.

더 큰 시련은 2년 전 닥쳤다.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김상우 감독과 마찰을 빚었다. 배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긍정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 긍정의 힘이 바로 우승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김요한은 지난시즌을 '꼴찌'로 마친 뒤 마인드를 변화했다. 스타의 권위를 내려놓았다. 솔선수범형 주장으로 거듭났다. 패배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또 독려했다. '연봉킹'의 자존심을 세워준 구단에 대한 믿음,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이경석 감독에 대한 믿음이 김요한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업그레이드된 피지컬도 김요한을 춤추게 했다. LIG손해보험은 올시즌을 대비해 브라질 배구대표팀 피지컬트레이너를 영입해 선수들의 피지컬 능력을 향상시켰다. 잘 갖춰진 프로그램으로 몸을 만든 김요한은 스파이크 폭발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김요한은 이번 컵대회 남자부 MVP에 올랐다. 기자단(18표) 투표 만장일치의 환희를 누렸다. 김요한은 "좌절한 적도 있었고 힘든 시기도 있었다.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룬 우승이다.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정규리그에서도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여자부에선 지난시즌 정규리그 최하위에 그쳤던 GS칼텍스가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대1(25-15, 25-12, 19-25, 28-26)로 꺾고 우승컵에 입맞췄다. 여자부 MVP는 런던올림픽 4강 신화의 주역 한송이가 차지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