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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은 별 말이 없었다. 31일 KGC인삼공사와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1대3으로 지고난 뒤 선수단과 만나지 않았다. 그저 코칭 스태프들 및 지인들과 술한잔 하러 나갔다.
원래 현대건설 선수들은 득점 후에 코트 중앙에 모여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서로에 대한 격려와 동시에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선수들 모두 득점 후에 코트를 한 바퀴 돌았다. 경기 말미에 가면 체력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황 감독이 이런 지시를 내린 데는 뜻이 있었다.
부감감 때문이었다. 챔피언결정전같은 큰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욕심을 낼 수 밖에 없었다. '욕심을 버리라'고 주문해도 말처럼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뛰라고 했다. 뛰면서 파이팅을 하면 긴장감을 덜어낼 수 있다는 것이 황 감독의 생각이었다. 주효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황 감독은 "욕심내지 말라고 한 것이 주효했다. 집중력 싸움에서 이겼다"고 했다. 황연주와 양효진도 "마음을 비운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