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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석 LIG손해보험 감독은 현역 시절 실업배구 고려증권과 국가대표팀에서 명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세터 출신 지도자들이 그렇듯 이 감독 역시 좋은 세터에 대한 욕심이 많다. 이 감독은 4라운드까지 오는동안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를 많이 바꾸었다. 황동일을 내보내고 이효동 김영래를 받았다. 현재 LIG손해보험에는 새로 들어온 둘을 포함해 방지섭 이승룡 김지우 권준형 등 6명의 세터가 있다. 주전 경쟁은 필수다. LIG손해보험의 세터들에게는 단순한 주전 경쟁이 아닌 생존 경쟁이다. LIG손해보험으로 오기 전에는 꿈속에서도 주전 자리를 그리던 백업 세터 신세였다. 이 감독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할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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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서 활약했던 김영래는 급성장한 한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뒤 황동일과 트레이드되어 LIG손해보험으로 왔다. 김영래의 강점은 안정감이다. 기복이 심하지 않다. 노련미가 철철 넘친다. 김영래의 토스는 높고 안정된 궤적을 그린다. 거포 김요한과 외국인 페피치 등 큰 공격을 하는 선수들의 입맛에 맞다. 1m92로 세터치고는 장신이어서 전위에서 블로킹 가담 능력도 뛰어나다. 2단 공격도 심심치않게 하고 있다.
둘의 경쟁은 백중세다. 4라운드 들어서는 이효동이 김영래보다는 많이 나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적응을 빨리 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이효동이 팀에 적응한 뒤에는 다시 무한 경쟁을 시킬 생각이다. LIG손해보험으로서는 올 시즌 잃을 것이 없다. 당장의 승리보다는 최적의 세터를 찾아 그를 중심으로 내년 시즌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것이 이 감독의 노림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