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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우, 자신을 가로막던 최태웅 넘어서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1-18 21:27


유광우(삼성화재)는 최고의 유망주였다. 인창고 재학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청소년대표팀 부동의 주전 세터였다.

인하대학교 입학 이후에도 유광우는 김요한과 임시형을 거느리며 대학 배구 최고의 세터 자리를 지켰다. 2007~2008시즌 V-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삼성화재에 입단하며 자신의 전성시대를 여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유광우는 쓰러졌다.

발목이 문제였다. 고교와 대학 시절 혹사당하며 발목이 고장났다. 2007~2008시즌, 2008~2009 시즌 2개 시즌을 뛰지 못했다. 모두들 재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2009년 여름 부산에서 열린 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에서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시즌을 치르지 못하고 수술과 재활 치료만을 반복했다. 2009년 부산 IBK 기업은행 국제배구대회에서 프로 입단 후로는 처음으로 경기에 출장했다. 프로 변신 후 2년만이었다. 하지만 부상 회복이 능사는 아니었다. 더 큰 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팀 선배 최태웅이었다. 국가대표 세터 최태웅은 유광우가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

유광우는 묵묵하게 땀을 흘렸다. 최태웅의 백업으로 나서더라도 코트에 나서는 것 자체가 좋았다. 기회가 찾아왔다. 2010~2011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는 박철우를 영입했다. 현대캐피탈로 보내야할 보상선수로 최태웅을 선택했다. 유광우에게 길이 열렸다.

지난 시즌은 유광우는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았다. '최태웅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가빈에게만 올려주는 '몰빵 배구'를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유광우는 올 시즌 다시 한번 자신을 담금질 했다. 토스에 다양성을 가미했다. 가빈만이 아니라 박철우와 고희진 지태환 등 다른 선수들도 활용했다. 유광우의 활약에 삼성화재는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유광우의 마음에 차지 않았다. 최태웅을 넘고 싶었다.

18일 유광우는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최태웅과 마주했다. 유광우는 이날 51개의 토스 가운데 29개를 정확하게 공격수들에게 배달했다. 팀의 공격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했다. 반대편에 선 최태웅은 45개 토스 중 23개만 공격수들에게 넘겨주었다. 범실은 4개나 범했다. 현대캐피탈의 백업세터 권영민 역시 토스 14개 가운데 4개만 성공시켰다. 최태웅을 확실하게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유광우의 활약에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을 3대0(25-23, 25-13, 25-21)으로 누르고 3연승을 달리며 선두 질주를 이어나갔다. 5연승을 마감한 현대캐피탈은 11승 9패 승점 36으로 4위 KEPCO(승점 34)에 쫓기게 됐다.
천안=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18일)

삼성화재(19승 2패) 3-0 현대캐피탈(11승 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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