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우(삼성화재)는 최고의 유망주였다. 인창고 재학시절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청소년대표팀 부동의 주전 세터였다.
유광우는 묵묵하게 땀을 흘렸다. 최태웅의 백업으로 나서더라도 코트에 나서는 것 자체가 좋았다. 기회가 찾아왔다. 2010~2011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는 박철우를 영입했다. 현대캐피탈로 보내야할 보상선수로 최태웅을 선택했다. 유광우에게 길이 열렸다.
지난 시즌은 유광우는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았다. '최태웅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가빈에게만 올려주는 '몰빵 배구'를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18일 유광우는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최태웅과 마주했다. 유광우는 이날 51개의 토스 가운데 29개를 정확하게 공격수들에게 배달했다. 팀의 공격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했다. 반대편에 선 최태웅은 45개 토스 중 23개만 공격수들에게 넘겨주었다. 범실은 4개나 범했다. 현대캐피탈의 백업세터 권영민 역시 토스 14개 가운데 4개만 성공시켰다. 최태웅을 확실하게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유광우의 활약에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을 3대0(25-23, 25-13, 25-21)으로 누르고 3연승을 달리며 선두 질주를 이어나갔다. 5연승을 마감한 현대캐피탈은 11승 9패 승점 36으로 4위 KEPCO(승점 34)에 쫓기게 됐다.
천안=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18일)
삼성화재(19승 2패) 3-0 현대캐피탈(11승 9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