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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팀들이 그러하듯 '믿을맨'은 푸른 눈의 용병들이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 토스가 힘들 경우 여지없이 볼은 용병에게 이어진다. 또 승부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용병의 강력한 스파이크가 필요하다. 국내 공격수들은 용병들과의 공격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공격 점유율과 성공률이 떨어진다. 때문에 용병이 힘을 쓰지 못할 경우 맥을 추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번 경기로 서재덕은 안젤코를 존경하게 됐다. 매 경기 평균 27득점 이상을 올리면서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이는 안젤코를 다시 보게 됐다. 용병이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느끼는 심적, 육체적 부담을 자신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3라운드 초중반 부진을 말끔히 날려버렸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서재덕은 "개인적으로 경기 내용은 완벽하지 못했다. 범실(6개)이 많았다"며 "경기를 이겨서 조용히 넘어갔지만 앞으로 고쳐나가야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평생 잊지 못할 2011년의 마지막 날을 보낸 서재덕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