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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신인' 김희진(20·IBK기업은행)은 높이뛰기 선수로 부산에서 꽤 유명했다. 부산 상미초등학교 5학년 때 살을 빼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었다. 부친 김정돈씨(58)가 부산광역시체육회 소속 마라토너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체육계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었다. 남다른 운동 신경은 숨길 수 없었다. 소년체전 육상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키도 부쩍 컸다. 1m47이던 키가 1m60까지 자랐다. 그러면서 농구계와 배구계에서 러브콜이 쇄도했다. '김희진 스카우트 작전'이 펼쳐졌다. 김희진은 높이뛰기를 계속 하고 싶었다. 그러나 부친 김정돈씨와 모친 김성호씨는 딸에게 육상의 열악한 환경보다 배구를 권유했다. 농구는 몸싸움이 심해 부상당할 위험이 크다며 반대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마찰이 발생했다. 체육 영재를 빼앗기고 싶지 않았던 부산시는 김희진이 부산에서 뛰길 원했다. 그러나 부친 김정돈씨의 생각은 달랐다. '큰 물에서 놀아야 큰 선수가 된다'라며 김희진을 서울로 전학을 보냈다.
스무살의 어린 나이지만, 김희진은 서브 시 냉정함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서브로 득점할 경우 흥분을 자제한 뒤 다음 서브를 넣는다. 김희진은 남자 배구선수들의 서브도 유심있게 관찰한다. 특히 드롭서브를 넣는 드림식스의 센터 신영석의 서브 동작을 연구한다.
별명은 '왕해맑'이다. 항상 웃고 다니면서 긍정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해서 KGC인삼공사 한수지가 붙여준 별명이다. 무엇보다 수다스럽단다. 영락없는 스무살 소녀의 모습이다. 그러나 짧은 머리 스타일 탓에 남성 이미지가 강하다. 김희진은 "짧은 머리 스타일이 편하다. 전에는 '남자같다'라는 말이 싫었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