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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류윤식, '류중탁 아들'에서 '제2의 신영수'로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12-12 11:24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 대한항공에 입단하는 류윤식, 아버지 류중탁 명지대 감독(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타플레이어의 2세들은 고달프다. 어린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만약 2세가 부모님의 뒤를 이어 운동을 한다면 더욱 힘들다. 항상 부모님과 비교당할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의 신인 레프트 류윤식(22)도 그랬다.류중탁 명지대 감독(51)의 아들로 유명했다. 류 감독은 현역시절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했다. 1m90으로 센터치고 큰 키는 아니었지만 성실했다. 동시에 두뇌플레이가 뛰어났다. 지도자로서도 역량을 발휘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감독 등을 역임했다. 명지대에서도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

류윤식은 아버지를 넘어서고 싶었다. 10월 13일 류윤식이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대한항공으로 향했을 때 주위는 류 감독과의 이야기로만 가득 찼다. '류 감독의 아들'이 아닌 '류윤식'이라는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고 싶었다. 10월 경기도 용인 대한항공 숙소에 짐을 푼 뒤 2달동안 훈련에 매진했다. 호랑이 선생님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47)이 있었다. 신 감독은 류윤식의 부족한 면을 하나하나 다듬어나갔다. 프로선수에 맞는 근성을 요구했다. 강하게 몰아쳤다. 류윤식은 이를 악물었다. 1m95에 75㎏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류윤식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을 늘렸다. 기술적인 부분도 뜯어고쳤다. 리시브할 때의 버릇은 물론이고 스파이크를 때릴 때의 점프 높이까지도 재조정했다.

신 감독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바로 류윤식을 '제2의 신영수(29)'로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 주포 김학민(28)의 뒤를 받치며 맹활약했던 신영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공익근무요원으로 팀을 떠났다. 남아있는 곽승석(23) 하나가지고는 부족했다. 김학민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도 류윤식이 성장해야만 했다.

2달간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류윤식은 매 세트 중반 김학민과 교체해 들어와 프로무대를 익혔다. 1라운드에서는 수비와 블로킹에 집중했다. 2라운드 들어 기회가 찾아왔다. 외국인 선수 마틴이 2012년 런던올림픽 유럽예선 때문에 팀을 떠나자 코트에 서는 횟수가 많아졌다. 특히 11월 26일 열린 드림식스전에서는 14점을 기록했다. 프로데뷔 이후 최고성적이었다. 11일 현대캐피탈전에서는 7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100%였다. 큰 키에서 뿜어내는 스파이크와 안정적인 리시브,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금씩 제2의 신영수로 자리를 잡아갔다.

류윤식은 "선배 형들과 감독님이 부족한 것을 지적해주고 생활도 많이 도와준다. 아버지 역시 경기를 보고 난 뒤 블로킹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너무나 고맙다.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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