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스매싱'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체육인을 위해 한 몸 불태우는 하드워커, 일 잘하는 회장이 되겠다"[현장인터뷰]

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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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1-16 15:42


'기적의 스매싱'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체육인을 위해 한 몸 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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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새로운 '체육대통령'으로 깜짝 당선된 '기적의 사나이'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42)은 "대한민국 체육을 바꾸는 기적을 만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유 당선인은 16일 서울 서대문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에서 진행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에서 "사실 기쁘지만은 않다. 정말 무거운 책임감이 든다. 이곳에 오기 전에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과 장미란 차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체육계 현실이 얼마나 녹록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 정말 많은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내가 어떤 리더가 될 지 관심을 갖겠지만, 여태까지 살아왔던 과정들이 앞으로 더욱더 2~3배로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역대 훌륭한 체육회 회장들이 있지만 그분들이 끌고 온 것을 뛰어넘어서 최고로 부지런한 일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부족할 때 심하게 꾸짖어주고, 제가 뭔가 잘되어서 현실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면 바로 전화를 해서 채찍질도 해달라. 잘한 부분은 더욱더 부각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하드워커'라는 별명을 얻은 유 당선인은 "어느 때보다 대한체육회가 어렵다. 조사를 받고 있고, 예산 1000억원이 삭감됐다. 어려운 상황에서 체육회를 이끌어야 한다. 지난 2020년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고,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연기됐다. 주변에선 '정말 열심히 하는데 운이 없는 회장'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대한체육회에서도 일 잘하는 회장으로 인정받고 싶다. '권위있는 회장, 무게감있는 회장'보다는 체육인들이 기억하는 '부지런한 일꾼'이 되고 싶다. 체육인들을 위해 한 몸 불태웠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적의 스매싱'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체육인을 위해 한 몸 불태…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기호 3번 유승민 후보가 무대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1.14/

'기적의 스매싱'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체육인을 위해 한 몸 불태…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유 당선인은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진행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2244명 선거인단 중 총투표 1209표(무효 3표) 중 417표의 최다득표(34.4%)로 당선됐다. 2위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379표·31.3%)에 단 38표 차, 3위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겸 BYN 블랙야크 그룹 회장(216표·17.8%) 등과 '초박빙' 다툼 끝에 끝내 승리했다. 3선 도전이 불발된 이기흥 전 회장은 유 당선인과 전화 통화에서 특유의 구수한 말투로 '잘혀~(잘해라)'라고 짧게 말했다고 한다.

유 당선인은 선거 당일 조금은 불안했지만, 진정성으로 체육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언론에서 이변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선거는 예측을 할 수 없는 이변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와 비슷한 것 같다"며 "(내가 쓴 기적 중)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격돌한 왕하오가 가장 셌지만, 이번 선거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선수로 활동할 때는 보통 대회를 앞두고 '이 연습을 더 할 걸'처럼 후회가 남는다. 하지만 이번 정견 발표를 끝내고 대기실에서 3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유튜브 동영상을 봤다. 긴장이 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기 때문"이라고 개표를 앞둔 순간을 돌아봤다. 그는 "아테네올림픽 결승에 올라갔을 때 결승에 올라간 것만으로 축하를 받았다. IOC선수위원 때도 그랬다. 결국은 진정성이 통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에 68개 스포츠종목을 빠짐없이 직접 테스트하며 체육인들의 마음을 열었다. 세팍타크로가 가장 힘들었다고.

대한체육회장 임기는 오는 28일부터 4년이다. 이 기간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LA올림픽 등 굵직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린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남자탁구 선수로 직접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2016년 IOC선수위원으로 당선되어 국제무대에서 활동한 유 당선인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기적의 스매싱'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체육인을 위해 한 몸 불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1/

'기적의 스매싱'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체육인을 위해 한 몸 불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1/
그에 앞서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의 관계 개선,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사기 진작 등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했다. 선거 기간에 '지방체육회 및 종목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지도자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 등의 공약을 내걸었던 유 당선인은 "체육인을 존중하면서 수평적 관계로 가야 한다. 유인촌 장관님과 제 공약에 공감을 해주셨다. 특히 학교체육, 지방체육에 관한 공약에 공감을 많이 해줬다. 은퇴 선수와 관련된 노고, 상징성을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감사원의 감사가 끝난 뒤에 스포츠맨십 정신을 되새기면서 체육인들이 다가설 수 있는 긍정적인 캠페인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체육의 가치와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당선인은 정재계,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당선 축하 문자를 받았다. 그는 "경기인 출신이기 때문에 기업 후원에 약할 것이다, 네트워크가 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겠지만, 대한체육회는 나 혼자 운영하는 게 아니다. 열정있는 체육인들과 함께 운영한다. 이미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기업인들에게 후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정치인들에겐 '대한민국 체육이 전 세계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파리올림픽 이후 다양한 사건사고로 인해 대한체육회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유 당선인은 "아직 내부 업무 파악을 다 한 것이 아니다. 당선인 신분으로 말하는 게 앞서나갈 수 있지만,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회장이라고 내 목소리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턴이 됐든 누구든 정책 아이디어에 대해 귀를 기울일 생각이다. 구성원들이 다양하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스스로 변화를 해야 하는 게 급선무다. 체육회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열정을 쏟는 문화를 만들지 않으면 체육계가 다시 변화할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체육의 멋진 가치를 만들기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빠른 속도로 강도높은 개혁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당선인은 또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의 개방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 미래를 내다본 엘리트 선수 육성 강화, 무너진 학교체육 활성화 등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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