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뉴스를 보고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함께하게 돼 정말 행복합니다."
배동현 BDH재단 이사장(창성그룹 총괄 부회장)이 '꿈나무' 영입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BDH파라스 입단식, K리그1 제주 골키퍼 출신 유연수(26)와 비장애인 카누 선수 출신 최용범(28)이 장애인스포츠단 BDH 파라스에 입단했다. 2022년 10월 음주운전 차량 탓에 장애를 지니게 된 K리그1 제주 골키퍼 유연수, 올림픽의 꿈을 꾸다 지난해 5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후 파리패럴림픽에 도전한 카누선수 최용범은 BDH재단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패럴림픽의 꿈을 이어가게 됐다. '대한민국 장애인체육 신성' 김윤지는 이날 국제대회 참가 일정으로 오지 못했지만 장애인체육에 진심인 BDH파라스가 한국 패럴림픽의 미래로 불리는 '어벤져스' 꿈나무들을 한꺼번에 품으며 아낌없는 후원을 약속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9년 전인 2015년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단, 신의현의 사상 첫 금메달 역사를 이끌었던 배 이사장의 초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이날 입단식에는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 양충연 사무총장, BDH파라스 1호 선수이자 '평창 금메달리스트' 신의현 선수위원장, BDH재단 임직원, 선수 가족들이 참석해 새로운 도전을 축하했다.
'파리패럴림픽 선수단장' 배동현 이사장 겸 BDH파라스 구단주는 "새로운 가족을 맞는 것 자체가 뜻깊고 벅차다. 이 훌륭한 두 선수를 모실 수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는 진심을 전했다. "저와 함께 이번 파리패럴림픽 선수단 기수로 참가한 최용범 선수, 프로축구 K리그 제주 소속으로 훌륭한 활약을 펼친 유연수 선수, 이 훌륭하고 멋진 선수들을 모실 수 있어 큰 영광이고 축복"이라고 했다. 이어 배 이사장은 9년 전 그날의 초심을 떠올렸다. "9년 전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노르딕스키 선수단을 처음으로 창단한 날을 기억한다"면서 "창성건설 첫 선수인 신의현 선수가 평창패럴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지금은 선수위원장으로서 동료 선수들을 위해 많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여러분의 도전과 꿈을 응원한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BDH파라스 1호 선수 평창 금메달리스트 신의현과 '신입사원' 유연수, 최용범이 하트 포즈를 취해모였다.
입단식 후 배 이사장은 "유연수 선수의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최용범의 경우에도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으로부터 "파리패럴림픽 현장서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파라카누 에이스'를 지원할 실업팀이 없다"는 말을 듣자마자 선뜻 영입을 결심했다. '레전드 철인' 신의현과 함께 '여름종목' 파라카누뿐 아니라 '겨울종목' 노르딕스키에도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유연수는 장성원 전 사격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도하고 조정두 등 금메달리스트들이 속한 BDH파라스 사격팀의 일원이 됐다. 유연수, 최용범은 "배 이사장님이 우리에게 다친 후 빨리 스포츠를 다시 시작한 모습을 존경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이제 운동에만 전념하면 된다고 하신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사진제공 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 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 대한장애인체육회
배동현 이사장은 선수들 사이에 '갓동현'으로 통한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파리하계패럴림픽 선수단장으로 일하며 오직 선수들을 향한 진심과 열정으로 최고의 성과를 이끌었다. 2018년 평창패럴림픽 해단식에서 선수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며 큰절을 올렸던 배 이사장은 2024년 파리패럴림픽 해단식에서 선수단 전원에게 순금 20돈, '찐' 금메달을 수여하는 감동 이벤트로 또 한번 화제가 됐다. 경기장 1열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선수들의 파이팅을 독려하고, 뒤에서 선수단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금메달' CEO는 "선수단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한다. 기업들의 스포츠 지원이 격감한 시대, 스포츠의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진 한겨울, 대한민국 체육 현장에서 '장애인체육의 키다리아저씨' 배동현 이사장이 10년 가까이 이어온 한결같은 지원, 정성과 진심은 흔치 않기에 더욱 귀하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창성그룹 같은 기업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이 좋은 예를 통해 더 많은 기업들이 장애인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일에 참여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