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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요즘 올림픽의 꽃은 마라톤이 아닌 구기 종목이다. 프로 선수들의 출전 길이 열리며, 올림픽은 슈퍼스타들의 경연장이 됐다. 이번 파리대회 최고 인기 종목은 NBA 스타들이 총출동한 남자 농구였다. 스테판 커리, 르브론 제임스, 케빈 듀란트 등이 나선 미국 농구 대표팀, 이른바 '드림팀'은 대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개최국 프랑스을 대표하는 최고 스타도 NBA 신인상 주인공 빅터 웸반야마였다. 테니스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라파엘 나달(스페인),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골프의 스코티 셰플러, 넬리 코다(이상 미국) 등 자국 국기를 가슴에 단 스타들의 활약에 많은 팬들이 환호를 보냈다. 프로리그가 활성화된 배구, 핸드볼 등도 마찬가지다.
우리 구기 종목에 큰 변화가 있지 않는 한 4년 뒤 LA올림픽에서도 같은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몇몇 종목은 이미 움직임을 시작했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나서는 축구의 경우, 기존의 아시안게임 중심의 방식을 고수하되, 23세 이하와 21세 이하 선수를 관리하는 코치진을 분리하기로 했다. 농구 역시 안준호 감독 선임 후 일본과 평가전을 시행하는 등 과거 보다 좀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국제 무대가 상향 평준화된만큼, 상대국들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기술위원회를 통해 미리미리 이들의 동향과 경기력을 파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종주국' 태권도 조차 이번 올림픽서 굴욕을 피하기 위해 다른 나라 경기에 담당관을 파견했다. 단순히 전임 지도자의 노력에 기대서는 안된다. 미래 자원을 위해 밑바닥을 다지는 작업도 이어가야 한다. 프로선수들은 자신들의 높은 연봉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국내에서의 안락함에 빠져 '우물 안 개구리'에 만족해선 안 된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