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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1라운드 초반 흔들렸다. 연이어 몸통 차기를 허용했다. 22초만에 0-6으로 끌려갔다. 서건우는 상대 감점으로 1점을 만회했다. 감점을 주고 받은 가운데, 또 한번의 몸통 공격을 허용하며 스코어는 더욱 벌어졌다. 서건우가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피지컬 차이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머리 공격까지 인정이 되며 1라운드는 2-15 대패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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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기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각 동작과 장면을 따져보며 동점 상황에서 판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재검토했다. 결과는 번복이었다. 서건우의 2라운드 승리가 인정됐다. 마르티네스가 1번의 회전 공격을 성공시킨 반면, 서건우는 2번의 회전 공격을 성공시켰다. 우선순위 설정 오류로 인해 이 부분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고, 결국 재검토를 통해 오류가 바로 잡혔다.
세계태권도연맹(WT)에 따르면 라운드 승자가 발표된 이후 결과가 완전히 뒤집힌 것은 규정상으로 문제가 없다. 운영 미숙 상황이 벌어지면 종료 후 30분 안에 결과를 다시 발표할 수 있다.
WT는 보다 재밌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 대회부터 세트제를 시작했다. 지난 도쿄 대회까지만 하더라도 3라운드까지 누적 점수로 승부를 가렸고, 동점일 시 4라운드를 치러 먼저 두 점을 뽑는 선수를 승자로 인정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라운드별로 승부를 가려 두 라운드를 먼저 가져간 선수가 승리한다. WT는 새로운 규정에 맞춰 세밀하게 동점 시 기준을 마련했고, 서건우는 이에 따라 기사회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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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은 비교적 수월했다. 브라질의 엔리크 페르난데스에 2대0(4-4 2-2)으로 승리했다. 두 라운드 모두 동점으로 끝났지만, 유효 공격에서 앞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아쉽게 4강에서 패한데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했다.
서건우는 경기 후 스태프를 부둥켜 안고 한참 동안을 울었다. 그는 "졌지만 다음에는 이 체급에서 꼭 1등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파리올림픽 뛰면서 관중도 많고 지기는 했지만 재밌었다. 시합을 한번 더 뛰고 싶다는 생각 들었다. 즐겁게 뛰었지만 마지막은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다음에는 즐겁게 뛰고 돌아가서도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도 얻은게 많은 대회였다. 그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노력할때의 고통보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때 고통이 크다'는 말씀을 좌우명으로 주셨다.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내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건우는 "이 체급에서 미운정고운정이 다 들어서, 이 체급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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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