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우리 선수는 우리가 지킨다.'
선수단 관계자가 찍은 선수용 셔틀버스 실태 사진은 가히 충격적이다. 자리가 절대 부족한 버스 안에서 한 여성선수는 바닥에 그냥 주저 앉았고 좁은 통로에 들어찬 선수들이 선 채로 힘겹게 이동중인 모습. 때로 설 자리조차 없어 훈련, 경기시간보다 빨리 출발한 일부 선수에게 내릴 것을 요구하는 황당한 경우도 발생했다.
가장 기본인 셔틀버스 운영 체계가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파리 외곽 생드니에 위치한 올림픽선수촌과 경기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의 출·도착 시간이 지연되고, 설령 제때 출발하더라도 운전기사가 노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해 선수들이 훈련시간을 놓치는 황당한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심지어 '콩나물 시루' 셔틀버스는 앉을 자리도 몇 없고, 환경을 이유로 에어컨도 가동되지 않고, 설령 가동되더라도 기별도 안가는 '실바람'인 경우가 대부분. 테러 위협 때문에 창문을 테이프로 꽁꽁 막아놔서 아무리 더워도 창문을 열 수가 없다. '찜통버스' 안에서 20분이면 갈 거리를 빙빙 돌다 40분에서 1시간 가까이 길거리에 시간을 소비한 후 경기장에 도착하면 선수들은 이미 녹초가 돼 있다. 불쾌지수도 급상승해 훈련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26일 파리 라데팡스아레나에서 취재진을 만나 황선우, 김우민 등 수영대표팀의 파리 현지 컨디셔닝을 위해 "선수들의 컨디셔닝을 위해 일단 남자계영 6명 멤버들에게 라데팡스 인근 도보 5분 거리의 호텔을 잡았다"고 말했다. "선수촌에서 나와 경기장 인근 호텔에 들어간다. 김우민 선수의 400m 첫 경기 앞두고 호텔(2인실 3개)을 급히 구했다"고 말했다. "외국 수영선수 일부도 외부 숙소를 잡았다고 들었다. 선수촌이 좋으면 모르지만 연맹에서 최대한 선수들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첫 게임인데 역대 가장 좋지 않은 환경으로 보고 외부 호텔을 급히 잡았다"고 설명했다.
|
|
대한민국 선수단 총감독인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셔틀버스와 관련 조직위에 강력 항의했지만 개선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수영은 자체 호텔을 얻었다. 선수촌 지도자를 통해 한식을 배달해 밥을 먹일 생각이다. 탁구도 셔틀버스 문제를 보고받아 논의중이다. 준결승 이후에 VAPP이 있는 내 공용차라도 내줄 생각이다. 전종목의 상황을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선수촌 밖 외부 숙소의 안전, 보안과 관련 장 촌장은 "경기장 바로 인근은 무장 군인, 경찰이 대거 배치돼 있어 안전하다"면서 "선수단 안전에 잘 신경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