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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대표팀을 지킨 레이서는 여전히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도, 후배들을 봐도 그랬다. 그래서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선언했다. 트랙을 떠나 도로로 나가 다시 달리겠다고. 휠체어 레이싱 유병훈(51·경북장애인체육회)은 "장애는 선택할 수 없지만, 장애 후 삶은 선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휠체어 마라토너 삶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유병훈은 자신도 운동을 통해 거듭났다며 장애인들에게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유병훈은 "나도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며 "그런데 운동하면서 성격이 달라졌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180도 변했다"고 말했다. 유병훈은 "운동으로 목표를 이루면 희열과 자신감을 느끼고 사회적 관심도 커진다"며 "운동을 통해 당당하게 변하는 후배들을 보면 뿌듯하다"며 웃었다.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선수 은퇴 후 삶도 더 잘 살 수 있다"며 "장애 후 삶을 바꾸는 힘이 운동에 있다"는 말로 운동을 강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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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훈은 트랙을 달리면서 꾸준하게 마라톤에 출전했다. 마라톤이 제3의 인생이 됐다. 유병훈은 "보스톤, 뉴욕, 시카고, 도쿄, 베를린, 런던 등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에는 휠체어 부분이 따로 있다"며 휠체어 마라톤 대회가 크게 부족한 국내 사정을 전했다. 유병훈은 "휠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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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훈은 그동안 국내에서 휠체어 마라톤에 출전해 상당히 좋은 기록을 냈다. 2020 도쿄 패럴림픽 마라톤에도 출전했다. 유병훈은 "어릴 때 휠체어 마라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니까 해볼만하다"며 "앞으로 휠체어 마라토너로 새로운 선수로서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휠체어 마라톤 국제대회에 나설 만한 실력파들이 극소수다. 20년 넘게 트랙을 돌며 선두에서 휠체어 레이싱을 이끈 노장은 더 넓은 공간,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출발선에서 또 다른 총성을 기다리고 있다.
항저우(중국)=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항저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