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몰카 놀이'도 했어요."
그런 성 코치가 "이제는 말 할 수 있다"며 안세영이 2관왕에 이르기까지 비하인드스토리를 소개했다. 성 코치는 "진짜 위기는 단체전을 시작하기 직전이었다"고 돌아봤다. 배드민턴은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을 실시하는데, 안세영이 약체 몰디브와의 단체전 첫 경기 전부터 불안감을 호소했다. 주변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에 눌려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였다.
성 코치는 스포츠심리학 박사 출신, '선생님'이 아닌 대표팀 한솥밥 시절 룸메이트였던 '언니'로 돌아가 안세영을 보듬었다. "첫경기를 승리하고 난 뒤 위기 극복 안도감 때문인지 세영이가 이후 승승장구했다"며 성 코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
성 코치는 "기분좋게 8강전을 통과한 다음날, 세영이가 '이번에는 몰카에 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듯 정신 바짝 차린 표정으로 코칭스태프를 먼저 기다리고 있더라"며 "세영이가 마인드 컨트롤을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고 회고했다.
|
결승전 부상투혼으로 마지막 고비를 만났을 당시, 성 코치는 어떻게 안세영을 다독였을까. 성 코치는 안세영이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자기소개서에서 '주특기' 작성란에 엉뚱하게도 '잘뛰기'라고 적었던 일을 떠올렸다. "세영아, 너는 주특기가 있잖아. 죽도록 힘들었던 체력훈련도 극복했잖아"라고 격려했던 성 코치는 "상대가 잘 뛰지 못하니 클리어나 드롭샷 등 길게 쳐서 체력을 고갈시키자"고 전술 변경을 했고, 정확히 적중했다. 성 코치는 "우승을 확정한 뒤 나도 울고 싶었는데 세영이가 너무 울어 다독여주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뒤늦게 울컥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