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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끝없이 길을 내는 작업이었다. 내 이름 앞에 내내 따라붙던 최초라는 수식어는 무거운 깃발이었다. 나는 '푯대'가 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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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으로 일할 당시 '원칙주의' 에피소드는 특히 인상적이다. '공무로 해외출장을 갈 때 단 한번도 비즈니스석을 이용해본 적이 없다. 이코노미 좌석 티켓을 끊어서 탑승수속을 하면 어디에선가 항공사 직원이 나타났다. 업그레이드를 해주려는 것이다. 배려는 고맙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사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항공사 마일리지로도 얼마든지 좌석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내가 비용을 지불하고 비즈니스석을 타더라도 사람들이 보기에는 국회의원의 호사로 여겨질 것이다. 구설이나 오해를 부를 일은 애당초 하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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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에서 이 의원은 2013년 2월,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인생 최악의 게임'으로 꼽는다. '페어플레이를 원칙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규칙을 어기는 적수와 싸우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고 썼다. 당시 김정행 용인대 총장(28표)과 박빙의 승부끝에 3표 차로 진 이 의원(25표)은 이 선거가 남긴 두 가지 교훈에 대해 '첫째, 소문이 시간이 지나면 때로 진실로 둔갑한다는 것. 둘째, 나를 아는 사람은 나를 믿는다는 것'이라고 담담히 썼다. "대한체육회가 비리 의혹으로 수사받을 때마다 '뒤에 이에리사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나는 인생을 그처럼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여성 후배들을 향한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자서전을 출간한 이유 역시 '후배들을 위한 푯대가 되고 싶다'는 진심이다. "그들이 책을 읽고 내 삶의 궤적을 통해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에 도달할 힘과 지혜를 얻길 소망한다. 내 인생이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실하다. '노력하는 자만이 승리한다' 것"이라며 특별한 노력을 독려한다. "불공정의 벽을 구호로만 깨뜨릴 수 없다. 그 벽에 금이 가게 하는 것은 결국 여성 스스로의 노력이다. 그래서 나는 여성후배들에게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특별한 결과물을 보여주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길은 대체불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독보적인 존재를 마다할 조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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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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