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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루저야,내가 이겼어" 쑨양,'시상대 보이콧'英스콧에 도발 논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7-24 04:00


시상식 후 퇴장하던 쑨양이 발걸음을 돌려 자신과의 사진촬영을 거부한 던컨 스콧에게 '루저!'라고 말하는 모습.  출처=올림픽채널 캡처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넌 루저야. 내가 이겼어!(You loser, I win, yes.)"

'도핑 논란' 속에 광주세계수영선수권 2관왕에 오른 쑨양의 시상대 굴욕이 이어지는 가운데, 쑨양이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내며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1일 쑨양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4연패 위업을 이뤘다. 그러나 은메달리스트 맥 호턴(호주)은 시상대에 오르지 않았다. 쑨양과의 악수는 물론 사진촬영도 거부했다.

23일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위 리투아니아의 다나스 랍시스가 부정출발로 실격처리되며 2위 쑨양은 행운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엔 동메달을 획득한 '영국 에이스' 던컨 스콧이 쑨양을 보이콧했다. 1위 쑨양과의 사진 촬영 및 악수를 단호히 거부했다.

쑨양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각한 도핑 스캔들에 연루됐다. 도핑검사관 앞에서 망치로 혈액샘플 병을 깨는 등 도핑 검사 거부 혐의로 논란에 휩싸였다. FINA가 쑨양에게 단순한 경고 처분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는 여론 속에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FINA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 9월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시상대를 처음으로 거부한 호턴은 22일 FINA로부터 엄중 경고 처분을 받았다. 스콧은 이를 의식한 듯 중국 국가가 장내에 울려퍼지는 동안 시상대에 머물렀으나 쑨양의 악수 제안과 단체 메달 사진 촬영을 단호히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평정심을 잃은 쑨양의 돌발 행동이 구설에 올랐다. 쑨양은 시상대에서 자신과의 악수만 거부하는 스콧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중국 팬의 환호와 비중국 팬들 및 선수들의 야유가 뒤섞였다. 시상식 후가 더욱 점입가경이었다. 쑨양은 스콧에게 일부러 다가가 의기양양 말을 건넸다. BBC 스포츠 등 일련의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서 쑨양은 스콧에게 "넌 루저야. 내가 이겼어! 내가 이겼다고.(You loser, I win. yes)"라고 말했다. 스콧은 미소를 띤 채 대응하지 않았다. 호주 매체들은 'FINA가 이번 사건과 관련, 스콧과 쑨양 두 선수 모두에게 경고장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남자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자신과의 악수를 거부한 던컨 스콧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쑨양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소리 지르는 쑨양<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던컨 스콧, 쑨양과 촬영 거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던컨 스콧, 쑨양과 촬영 거부<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호주 매체 시드니모닝해럴드에 따르면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스콧은 "나는 '팀 맥(맥 호턴의 편)'이라고 공언했다. 맥 호턴의 시상대 보이콧과 궤를 함께한다는 뜻이다. "쑨양이 우리 스포츠를 존중하지 않는데 왜 내가 그를 존중해야 하는가"라며 쑨양의 도핑 혐의를 비판했다. "나는 많은 사람들, 특히 수영계의 모든 사람들이 맥의 행동을 지지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스콧의 '쑨양 보이콧' 역시 현장 선수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스콧의 영국 대표팀 동료이자 평영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애덤 피티는 "스콧의 행동은 전적으로 옳다. 사람들이 쑨양을 향해 야유를 보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 사람들이 이렇게 야유를 퍼붓는데도 여기에 있어야 할지를 스스로 물어봐야 할 때"라고 직언했다. "내가 호턴과 같은 상황이었어도 시상대에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로 호턴과 스콧의 행동에 지지 의사를 표했다. "스포츠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소리를 낼 권리다. 오늘 던컨은 자신의 목소리를 냈고, 관중들 또한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다.


쑨양 기자회견 취소<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편 이날 시상식 후 금메달 기자회견은 쑨양의 도핑 검사를 이유로 취소됐다. 쑨양은 24일 오후 남자 자유형 800m 결승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3관왕보다 낯뜨거운 시상대 풍경에 팬들의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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