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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스타 이용대(30·요넥스)-김기정(28·삼성전기)이 2년 만에 복귀한 코리아오픈에서 미리보는 결승전을 짜릿하게 통과했다.
이용대-김기정이 이날 상대한 일본조는 이번 대회 1번시드로 세계랭킹(4위)이 가장 높았다. 게다가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한 바 있다. 이런 강호를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이용대-김기정이 격파함으로써 '명불허전'을 입증한 셈이다.
이용대는 2년 전인 2016년 이 대회에서 대표팀 은퇴 직전 고별전을 갖고 유연성과 함께 남자복식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에는 후배 김기정과 함께 복귀전 우승을 노린다.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2세트 초반 시소게임을 펼치던 둘은 6-5 이후 상대의 실책을 유도하고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로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기선을 잡았다. 이후 상대의 저항에 아랑곳하지 않고 완급 조절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17-10로 달아난 뒤 이후 연속 득점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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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페이스를 완전히 되찾은 이용대-김기정은 3세트 초반 6-2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했고, 6-4 이후에는 무려 8점을 수확하는 대신 1점만 내주는 압도력으로 8강행을 확정지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만 해도 대표팀에서 남자복식 1, 2인자를 다투던 선의의 경쟁자였다. 리우올림픽 이후 국가대표 은퇴 전 이용대는 유연성(수원시청)과, 김기정은 김사랑(밀양시청)과 단짝이었다. 은퇴 후 개인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에서 이번에 새롭게 복식조를 준비했다. 은퇴 이후 개인자격으로 출전하기 때문에 세계랭킹이 아직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이들의 기량은 여전히 세계 상위 수준임을 국내팬들에게 잘 보여줬다.
경기가 마친 뒤 이용대는 "대표팀 시절에는 주변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컸지만 은퇴 이후 1년간 쉬면서 즐겁게 하는 법을 터득했다. 지금도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에 출전하니 더 잘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정은 "내가 실수가 많은 편이지만 용대 형이 편안하게 이끌어줘서 쉽게 안정감을 찾는다. 실수를 하더라도 득점으로 만회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경기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며 만족해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9위 성지현은 16강전서 덴마크의 리네 카에르스펠트(세계 27위)를 2대0(21-14, 21-8)로 완파하고 8강에 합류했다. 혼합복식의 서승재(원광대)-채유정(삼성전기)도 잉글랜드의 크리스 애드콕-가브리엘 애드콕을 2대0으로 완파했다.
반면 다른 혼합복식의 김영혁-성아영, 김휘태-김혜정, 김원호-백하나조는 잇달아 고배를 마셨고, 여자복식의 기대주 장예나-정경은도 말레이시아조에 1대2로 석패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