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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피겨에도 쿼드러플(4회전) 점프의 시대가 도래하는가.
여자 싱글에서 쿼드러플 점프는 먼 이야기였다. 일본의 안도 미키가 2002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시킨 이후 사실상 사라졌다. 3회전 반을 뛰는 트리플 악셀을 뛰는 선수도 좀처럼 보기 어렵다. 현재 여자 싱글 최고수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가진 러시아의 알리나 자기토바(15)와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 역시 트리플 악셀을 소화하지 않는다. 쿼드러플 점프는 엄청난 체력과 신체적 부담을 유발한다. 남자 선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주니어 시절 간간히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했던 차준환(17)도 시니어 전환 첫 해인 올 시즌 부상 등을 이유로 쿼드러플 점프를 프로그램에서 뺐다.
트루소바는 그런 쿼드러플 점프를, 그것도 연이어 성공시켰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의 점프 구성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다. 프로그램 전반부 4회전 점프를 두차례나 뛴 트루소바는 후반부에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플립+하프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더블 악셀을 모두 실수 없이 해냈다. 트루소바의 프로그램 기술 난이도는 주니어는 물론 시니어를 통틀어도 최고 수준이었다. 남자 싱글 정상급 선수들과 맞먹을 정도였다. 점프 외에도 스핀 요소까지 모두 최고 등급인 레벨 4를 기록한 트루소바는 주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 점수인 153.49점을 받았다. 평창올림픽에서 자기토바가 기록한 156.65점(기술점수(TES) 81.62점+예술점수(PCS) 75.03점)에 육박하는 점수였다. TES는 92.35점에 달했다.
한편, 임은수(15)와 유 영은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임은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22.16점을 받으며 지난해 9월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기록한 개인 ISU 최고점(121.55점)을 넘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62.96점과 합쳐 185.12점으로 5위에 올랐다. 지난해 같은 대회 4위에 이어 2년 연속 5위권 내에 들었다. 유 영은 아쉬운 점프 실수로 111.99점에 머물며 총점 171.78점으로 종합 9위를 차지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